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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그로스 핌코 공동 CIO |
그로스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QE2 종료가 미 국채 투자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핌코의 대표 펀드 토털리턴펀드는 지난 2월 미 국채를 전량 매각한 데 이어 최근 가격 하락을 점치고 공매도에 나서 채권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로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오는 6월 QE2가 종료되면, 1년에 1조5000억 달러짜리 수표를 끊어주던 연준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이는 시장에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의 대규모 수요가 사라지면 미 국채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수익률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그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라이더는 QE2 종료 이후의 미 국채 투자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시장은 이미 3~4개월 전부터 연준이 오는 6월 QE2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충격을 흡수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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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라이더 블랙록 CIO |
라이더는 "블랙록은 미 국채를 매입하고 있고 수익률이 더 올라가면 추가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3.75%에 이르는 때를 추가 매입 적기로 꼽았다.
하지만 미 국채 수익률의 향방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불확실성에 따른 돌발변수가 한둘이 아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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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기 美 국채 수익률 추이(%/출처:야후파이낸스) |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연준이 QE2 방침을 처음 밝힌 지난해 11월 2.62%에서 지난 주말 3.40%로 뛰었다. 3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같은 기간 4.24%에서 4.80%로 올랐다. 이로써 대규모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국채 수익률과, 여기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떨어뜨려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던 연준의 기대도 좌절됐다.
WSJ도 연준이 오는 27~2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오는 6월 QE2 종료방침을 확인하는 것 외에는 더 이상 확실한 게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만 해도 1분기 성장률이 2%(연율기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과 상품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맞물려 있어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WSJ는 QE2 종료 이후 미 국채 수익률의 향방은 그나마 지난해 3월 끝난 QE1에서 엿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2008년 말부터 지난해 3월까지 QE1을 통해 국채와 모기지채권(MBS)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2조 달러가 넘는 자금을 시중에 공급했는데 QE1 종료 이후 시장은 요동치지 않았다.
레이더도 "QE1 시행 초기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지만, 프로그램이 끝났을 때 급등세는 누그러졌다"며 이번에도 상황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그러나 연준이 QE2를 통해 매입한 국채가 새로 발행된 국채 물량과 거의 맞먹는다는 점이 새로운 불확실성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에 따르면 연준은 QE2를 통해 지금까지 5780억 달러 어치의 국채를 매입했는데, 이는 재무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입찰한 국채(6380억 달러어치)의 8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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