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 '흑자'…이게 얼마만

(아주경제 이하늘·조영빈 기자) 만성 적자늪에 빠졌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이 3년여만에 흑자로 'U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상반기 소폭의 흑자를 보인 이후 3년여만의 실적 반등이다. 생활가전사업에 지속적인 투자와 최지성부회장의 직접적인 사업관여가 턴어라운드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홍창완 부사장은 10일 김포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생활가전사업부의 흑자전환 시기가 언제쯤”이냐는 질문에 “이미 (생활가전사업부는) 흑자를 내고 있다”고 답했다. “1분기 실적 기준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홍 부사장은 지난 1월 “그동안 생활가전 분야에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확실한 실적을 통해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 선언이 이번에 처음 실현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유독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생활가전부문에서 약체로 인식돼 왔다. 매출은 매년 성장했지만 좀처럼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던 것.

실제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의 매출 성장세는 가팔랐다. 2007년 전년동기 대비 20%, 2008년에는 10%의 성장을 보였다. 2009년에는 5%로 다소 주춤했다가 지난해에 다시 약 20%의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영업이익률은 줄어 적자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생활가전총괄조직이 사업부로 격하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윤종용 전 부회장이 직접 사업에 관여하며 2008년 무렵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후에도 적자 행진은 멈출 줄 몰랐다. 지난해도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매출 153조원, 영업이익 17조원)을 기록했지만, 생활가전사업부만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만성적자에 시달린 생활가전사업부가 올들어 3년여만에 흑자 전환하면서 경쟁력 회복에 전환기를 맞게 됐다.

생활가전사업이 반등한 데에는 대대적인 투자와 최지성 부회장의 공격경영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 하락에도 불구, 가전 부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09년 말 유럽 시장의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7600만 달러를 들여 폴란드 아미카 공장을 인수한 것을 비롯 지난해에는 1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홍창완 부사장이 생활가전사업에서 중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도 이같은 대규모 투자의 결과를 믿은 측면이 크다.

홍 부사장은 올 초 “2015년 매출 300억 달러를 올려 생활가전부문 글로벌 1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지성 부회장의 적극적인 후원도 실적 반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지난해 취임후부터 생활가전부문을 직접 챙겨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주력 사업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생활가전부문에 전략적 투자계획을 세우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서면서 이번 결실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부문 약체 이미지 쇄신을 위해 최지성 부회장이 직접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등 생활가전사업부문에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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