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百 회장, 존재감 알리기 시작

  • 여성패션 국내 1위 업체 4200억원에 인수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존재감 알리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신동빈 롯데 회장이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 비해 덜 주목받았던 정지선 회장은 패션업체를 인수하며 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지선 회장은 의류업체 한섬을 인수하며 패션사업에 진출, 올해 초 예고했던 공격 경영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번 한섬 인수는 지난 2010년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 비전 2020’으로 선포했던 정책 가운데 유망사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의 첫 결실인 셈이다. 이 그룹 계열사 현대홈쇼핑은 이날 의류업체 한섬 지분 34.6% 4200억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한섬 인수에는 정지선 회장이 직접 나서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정 회장은 정재봉 사장과 직접 만나 이번 인수를 성사시켰다.

이는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보여 왔던 정지선 회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존재감 알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단기적 관점에서 방어적인 조치만 취한다면 핵심 사업경쟁력마저 잃어버리게 된다”며 “상시 위기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히며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차별화를 통해 홈쇼핑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섬 인수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 회장의 패션사업 진출로 유통 그룹 2~3세들 간 점포확장·인수합병·마케팅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화점 사업에만 집중했던 정지선 회장은 2015년까지 서울 양재와 경기도 광교, 판교, 안산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도 복합쇼핑몰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을 세우고 올해 복합쇼핑몰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핵심 MD인 패션의류 부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한섬은 2011 회계연도 매출 5023억원, 영업이익 1051억원을 올렸다. 타임·마인·시스템·SJSJ 등 브랜드를 보유하며 국내 여성의류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다. 이외에도 타임옴므·시스템옴므 등 남성의류 브랜드와 발렌시아가·끌로에랑방·지방시 등 수입브랜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향후 국내외 브랜드와 해외 고급 브랜드를 추가 인수해 패션사업을 다각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덧붙였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한섬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어음(CP) 발행과 금융기관 단기차입을 통해 3000억원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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