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위안화에 공자어록을 새겨넣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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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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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류사요 기자) 중국의 3월 양회(两会 전인대와 전국정협)개막을 앞두고 한 정협위원이 중국 런민비(人民幣 위안화)에 공자(孔子) 등 성현의 어록을 써넣자는 주장을 내놔 사회적으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쑤(江苏)성 정협위원 천광뱌오(陈光标)는 장쑤성 양회에서 위안화에 <도덕경>, <제자규(弟子规)>, <논어> 등의 명언을 표시해 중국 전통문화를 기리자고 제안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1948년 위안화를 처음 발행한데 이어 지금까지 제 5차례에 걸쳐 신권 화폐를 발행했다. 중국은 신권 발행 때마다 사건, 인물, 동물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중국 역사와 역사적인 건국 등을 표현했다. 마오쩌둥(毛泽东) 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현재의 화폐는 중국 경제를 서방 금융위기에서 지켜냈다는 평가속에 국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천광뱌오 위원은 중국문화의 정수로 여겨지는 공자의 명언을 위안화에 인쇄해 넣으면 국내외 대중들의 접촉기회가 많아져 중국 전통문화를 선양하는데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인들은 물질 만능주의에 깊이 물들어 있다. 바로 이러한때 화폐에 표시해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전파하면 정신적으로 구원이 될 수 있다고 천 위원은 주장했다. 그는 "중국전통문화의 원조인 고대 성현들의 말씀은 짧은 한마디에 깊은 뜻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사용하는 화폐를 통해 이를 널리 퍼뜨리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안의 취지는 좋지만 실제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유교와 공산당은 사상적 차이점이 큰데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의 어록을 위안화 화폐속 마오 주석의 사진 아래 표시하면 그 자체가 큰 모순이라고 반박한다.

또한 위안화는 경제적 도구이지 읽고 배우는 교과서가 아니라는 점도 반대의 논거가 되고 있다. 학계 전문가는 위안화속의 깨알같은 글귀나 그림문양에 관심갖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특히 공자의 어록에는 어려운 말이 많아 아무리 훌륭한 전통문화라도 공공 화폐에 까지 이런 글귀를 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한 한 매체는 "화폐를 수단으로 삼아 전통문화를 선양하겠다는 주장이 아주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며 "하지만 화폐에 명언을 새기기 보다는 홍보 선전을 위해 다른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게 옳다"고 지적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전통문화 자체가 아니라 훌륭한 미덕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존노애유(尊老爱幼,노인을 존경하고 어린이를 사랑하다)의 미덕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한 길거리의 노인을 외면하는게 젊은이들의 현 세태다.

상당수 사회학자들은 먼저 사회 구성원들의 미풍양속을 고양하고 생활속에서 선과 의를 실천하도록 계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위안화의 마오주석 사진 아래에 공자 어록을 새겨넣는 것은 다소 어처구니 없는 구상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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