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성은 지금> 한국문화, 중국 대학생들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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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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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동대 동남풍 동아리, 사물놀이는 나의 친구<br/>-매년 합숙을 통해 실력 다지고 있어


아주경제 칭다오 최고봉 통신원= “새 학기를 시작한 후 오늘을 손꼽아 기다려 왔습니다. 작년 합숙 때는 가장 막내라서 선배들이 이것저것 챙겨줬는데, 올해는 우리가 새로 들어온 후배들을 잘 챙겨주려고 합니다”

올해 첫 합숙을 시작한 동남풍 동아리 2학년 학생들의 이야기다. 산동(山東)성 옌타이(煙台)시 루동(魯東)대학교의 사물놀이 동아리로 이제 4살이 된 동남풍 동아리는 루동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30여 명의 학생들이 매주 사물놀이 연습을 하며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쌓아가고 있다.

동아리가 생긴 지 4년이 되었지만 아직 학교측으로부터 정식 동아리 방을 받지 못했다. 많은 연습이 필요한 동남풍 동아리는 정해진 연습실은 없지만 지난 학기에는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모여 연습했다. 사람이 없는 모든 넓은 공간이 바로 동남풍 동아리의 연습실이다.

4년 전 한국 사물놀이 공연의 멋진 모습에 감동을 받은 8명의 한국어 학과 중국학생들은 의미 있는 한국전통을 배우고자 여기저기 협조를 구하며 동남풍 동아리를 만들었다. 당시 학생들의 의욕은 남다르게 강했지만 의욕만큼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동남풍 동아리는 많은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서 인정을 받게 되었고 지금은 학교 최고의 동아리로 꼽히게 되었다. 동남풍을 거쳐간 학우들은 이미 100명 이상을 넘었고 모두 사회에 진출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현재 한국 원광대학교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천지카이(陳繼凱·26) 씨는 후배들의 합숙에 함께 참여해 지친 후배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합숙기간 배식을 맡아 섬기고 있다. 천 씨는 “훈련이 많이 힘들어 손에서 상처가 난 후배들도 많다”며 “우리 후배들이 이번 합숙훈련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숙 기간에는 집중훈련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의 실력을 확실히 다지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리의 제일 막내인 션롱베이(沈榮貝·19)씨는 “합숙하면서 연습하는게 너무 힘들지만 합숙기간을 통해 선배들과 많이 친해졌고 사물놀이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저희 동아리는 교내에서도 아주 유명할 만큼 가족 이상으로 우애가 깊다”고 소개했다.

동아리 대표를 맡고 있는 판이칭(潘宜靑,22)씨는 “동남풍 동아리는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각종 행사장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할 때마다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판 씨는 “선배들이 동남풍 동아리를 만들어 처음 모임을 시작했던 해에는 한국어 학과 학생들이 450여명 있었는데, 현재는 30% 이상 줄었다”며 “한국어 학과에 더 많은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우리들이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리 연습실조차 없이 한국 사물놀이에 흠뻑 취해 한국문화를 연구하는 동남풍 동아리는 아직 뜨거운 열정이 있지만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이들의 열정이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해마다 줄어가는 한국어 학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현지에 거주하는 교민들과 한국기업이 함께 더 큰 관심으로, 미래의 한중 양국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 다방면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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