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류상품' 만드는 상장사 절반이 낙제점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세계일류상품을 생산하는 상장사들의 절반 이상이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로 전환한 기업도 발생하는 등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이란 닉네임을 무색케 했다.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만큼 유망 기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일부 기업은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일류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세계시장점유율 5위 이내 등의 기준에 의해 매년 지식경제부에서 선정하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된 19개 상장사 가운데 11개사(57.89%)가 올들어 9월말 현재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차세대일류상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두드러졌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10일 세계시장점유율이 5위 이내 등의 기준으로 현재일류상품 생산기업 39개사를 선정했으며, 국내 동종상품 생산업체 가운데 수출실적이 3위 이내 등의 기준으로 차세대일류상품 생산 기업 54개사를 지정한 바 있다.

차세대일류상품 생산 기업으로 선정된 LG디스플레이는 올 들어 3분기까지 5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동기대비 적자폭이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손실상태다.

파나진의 경우는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됐다. 주가 또한 4,110원에서 24일 현재 2,650원으로 급락했다.

제우스는 전년동기대비 85.30% 감소한 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주가는 연초이후 20%가량 빠졌다.

이어 현대미포조선(-65.54%) 대우조선해양(-58.67%) 현대중공업(-46.40%) 에프에스티(-35.18%) 제이브이엠(-27.47%) 등의 순으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지식경제부 한 관계자는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을 선정할 때 시장점유율과 수출실적 등이 주요 선정기준이 된다"면서 "해당 기업의 재무안정성 등은 선정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부에서 기업을 정량적·정성적 분석을 모두 원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재무적인 안정성보다는 향후 해당 기업의 성장성이 주된 선정 기준"이라고 전했다. 기업의 재무상태와 신용도 등을 확인만 할 뿐 기업선정 시에는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에 지난 2009년 이후 세계일류상품 생산 기업으로 지정된 기업들의 선정 후 주가추이와 실적을 집계한 결과 대부분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에 선정된 38개의 상장사들 가운데 55.26%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했으며, 60% 이상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2010년에 선정된 상장사 33개의 경우도 절반 이상이 2011년에 실적 감소와 주가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2009년 선정사 또한 같은 흐름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경부에서 글로벌 점유율이 우수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을 선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수출실적이 좋다고 해서 좋은 기업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투자판단에 있어서 기업 개별로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면서 "업종과 업황, 실비투자 등으로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업의 성격을 잘 반영해서 판단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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