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LG그룹이 창립이래 최대 규모인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배경에는 ‘시장선도’와 ‘철저한 실행’을 강조하는 구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그룹의 핵심 축인 LG전자가 지난해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스마트폰 분야에서 약진하며 시동을 걸었던 ‘추격전’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구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예측하기 힘든 앞으로의 경영환경에서 일등기업이 아니면 수익을 얻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시장선도 상품으로 승부해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스스로가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가장 많은 규모인 13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전자부문을 비롯해 화학과 통신·서비스 분야에 고루 투자를 확대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을 확고히 했다.
◆시설투자, 전년比 2.2조 증가·R&D 투자, 전년比 1조 증가
지난해 대비 18.6% 증가한 14조원이 투자되는 시설투자 부문은 주력사업 및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적기투자’ 차원으로 시장선도를 위한 기반시설 신∙증설 비용이다.
전자부문에서 LG디스플레이가 초고해상도 모바일용 LCD 패널(LTPS) 생산라인 및 미래 제품 준비를 위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화물반도체(Oxide TFT) 생산라인 구축에 투자한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과 터치윈도우,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용 인쇄회로기판(PCB) 등의 생산라인 증설에 투자한다.
LG그룹은 주력사업의 상품∙서비스 완성도 제고 및 차세대 선도상품 창출 위한 원천기술, 승부기술 발굴 및 확보를 위한 R&D투자에 전년(5조원) 대비 20% 증가한 6조원을 ‘선제투자’ 한다.
전자부문에서 LG전자가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롯해 울트라 HDTV, 올레드 TV, 스마트TV 제품 차별화 기술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플렉시블, 투명 디스플레이 개발에 기술 투자를 한다. 60인치 투명 OLED 패널은 2016년 개발 목표로 투자가 이뤄진다.
◆ 구본무 “1등 아니면 안된다”
이번 투자 결정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그 동안의 부진을 씻고 1등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 표현의 ‘화룡점정’으로 읽힌다.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기 이전 어깨를 나란히 했던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구 회장의 의지는 더욱 강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구 회장의 노력은 지난 한 해 LG전자의 행보에서도 볼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시장성의 우려에도 불구, 2500만원대의 초고가 84인치 초고화질(UD) TV를 전격 출시하며 삼성전자를 긴장시켰다.
이어 9월 최고사양의 전략스마트폰인 ‘옵티머스G’를 출시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적지않은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오는 3월 이후나 시장에서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던 OLED TV를 가장먼저 전격 출시하며 삼성전자와의 기술력 경쟁에 불을 붙였다.
LG 관계자는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적기투자와 선제투자로 세계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시장선도 상품을 만드는데 올 한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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