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커 나가기 위한 발판을 차근차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사진)은 "글로벌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수불가결한 생존전략이자 위기 이후 경쟁우위 선점의 관건"이라며 기회가 될 때마다 해외진출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3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현재 우리금융의 해외사업부문 점유 비중은 약 5% 수준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 글로벌 금융그룹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아시아 톱10·글로벌 톱50 금융그룹 도약
지난해 7월 영국의 금융전문지 '더 뱅커'지에서 선정하는 세계 1000대 은행에서 우리금융은 글로벌 순위 세계 83위에 그쳤다.
이에 우리금융은 '아시아 톱 10, 글로벌 톱 50 글로벌 리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글로벌 10500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0500은 2015년까지 해외자산 및 수익비중 '10%' 달성과, 해외 금융회사와의 인수·합병(크로스보더 M&A) 등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500개' 및 해외자산규모 '5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숫자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10500은 그룹 글로벌 전략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전 직원의 공감대를 형성해 추진 실행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그룹 글로벌 전략 브랜드"라고 말했다.
전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금융은 '글로벌 타깃 16대 시장'을 선정, 목표시장 특성에 따라 진출모델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우리금융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동남아 등 16개국에 현지법인과 지점, 사무소 등 70개의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우리은행이 현지법인 6개와 15개의 지점, 사무소 3곳을 운영 중이며, 우리투자증권이 8개의 현지법인과 2개의 사무소를 갖고 있다.
이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우리금융은 해외 금융회사와의 크로스보더 M&A 및 전략적 제휴, 현지화 영업 및 리스크 관리 강화, 글로벌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크로스보더 M&A의 경우 우리금융은 소형 M&A 우선 추진을 통한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중대형 M&A를 추진하는 단계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초 우리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이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및 국내 감독당국으로부터의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있더라도 직접 진출에 따른 영업리스크 또는 법률적 제한이 있는 시장의 경우, 우리금융은 우회진출 방법을 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6월 중국 5대 은행 중 하나인 교통은행과, 10월에는 스페인 2위 은행인 BBVA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현지 법인화 통해 영업력 확대
우리금융은 이미 진출한 해외시장의 경우, 기존 네트워크의 현지법인 전환을 통해 현지화 영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팔성 회장은 "지금은 기업들의 자체 조달능력이 이미 금융기관 수준으로 발달해 있고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현지화는 생존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중국의 외자은행 관리규정 개정에 따라 2007년 11월 국내 은행 최초로 중국 내 지점을 현지법인화했다. 이 법인은 현재 중국 내 15개 네트워크를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우리은행은 러시아에도 2008년 1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2011년 8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추가로 지점을 신설했다. 러시아 현지법인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다.
지난 1984년부터 미국에서 영업을 해온 우리은행은 현재 미국 내 6개주에 17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이 2003년 미국의 팬아시아은행을 인수해 얻은 결과다. 국내 은행 현지법인이 해외 은행을 인수한 것은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최초다.
현재 우리금융은 베트남 지점 및 말레이시아 사무소의 현지법인 전환을 모색 중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브라질 상파울루 사무소의 현지법인화가 완료되면서, 우리금융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에 영업을 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금융그룹이 됐다.
이밖에도 우리금융은 해외 금융시장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외국인 유학생 인턴 선발 및 채용 등 글로벌 경영 인적자원 육성 등을 통해 전략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금융시장의 불안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 시간에도 우리금융은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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