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형 중기’ 구조조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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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0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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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터팬 신드롬' 차단…단계별 선순환 구조 강화<br/>올해 중기 예산 7조632억원…지원 프로그램 1361건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새 정부 출범을 20여일 앞두고 중소기업 지원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옥석을 가린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건전한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되기를 기피하는 '피터팬 신드롬'을 차단하고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의 단계별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자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실장은 3일 "중소기업 지원과 함께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병행해야만 실질적인 중기대책이 될 것"이라며 "기업을 쪼개거나 성장을 기피해 중소기업으로 남으려 하기 때문에 발전을 저해하는 일방적인 지원책은 과감히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피터팬 신드롬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경계까지 중소기업 혜택을 주며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중기 부문에 대한 보호가 안주가 아닌 자생력 확보 수단으로 이어지도록 동기유발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중기 우대정책은 중소기업을 온실 속의 화초로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지원예산은 7조632억원으로 지난 2012년(6조1547억원) 대비 15% 늘었다. 올 초 발효된 소상공인 지원법에 의해 소상공인 지원용으로 배정된 자금도 1조416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 비해 무려 5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10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기 지원을 위한 신용보증 규모도 75조2000억원(2012년 71조2000억원)으로 4조원이 증가했다. 또 중기 지원 프로그램이 1361건에 이르며 1992~2006년 정부 예산은 4.3배 늘었는데, 중기 지원예산은 약 80배나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이처럼 영양공급이 이뤄지면 성장판이 열려야 하는데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중견기업의 규모는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가 미국의 7배, 일본의 3배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1억 달러당 중소기업 수가 한국 307개, 미국 45개, 일본 115개로 파악됐다. 2010년 기준 한국 전체 중소기업 수는 312만개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2008∼2010년까지 380개에 불과했다.

따라서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기존 중기 지원제도가 중소기업의 원활한 성장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지부터 재검토하고, 중기 지원체제를 전면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해서는 가업상속세를 인하하는 방안 등 확실한 당근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반면 생산성이 확연히 떨어지는 영세기업이나 경쟁력을 상실한 좀비기업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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