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계열사 수가 10곳 남짓인 한국타이어그룹에서 상장법인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한국타이어, 아트라스비엑스(BX) 3곳뿐으로 이 3개사가 총수 2세 측에서 출자한 나머지 비상장사로부터 상품ㆍ용역을 사주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일반주주와 특수관계인 간 이해상충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자동차부품업체 한국타이어는 조양래 회장 2세가 최대 50% 이상 출자한 엠케이테크놀로지, 대화산기, 엠프론티어로부터 작년 4분기 323억원어치 상품·용역을 매입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51억원어치를 사들일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2011년에도 총수 측에서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로부터 매입을 1년 만에 17% 이상 증가한 954억원으로 늘렸다. 코스닥에 속한 아트라스BX도 마찬가지다. 비상장 계열사로부터 매입이 2010년 13억원에서 2011년 24억원으로 1년 새 80% 가까이 증가했다.
조 회장 장남인 조현식 사장, 차남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 측에서 이번 1분기 상품ㆍ용역을 사들이기로 한 엠프론티어(56.0%), 엠케이테크놀로지 모회사 엠케이티홀딩스(48.0%), 대화산기(5.0%) 지분을 최대 50%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 3곳뿐 아니라 2세 두 명이 지분을 가진 다른 비상장법인도 6곳에 이른다. 아노텐금산(97.1%), 신양월드레저(80.0%), 신양관광개발(76.8%), 아노텐더블유티이(63.3%), 에프더블유에스투자자문(51.0%), 에이치투더블유티이(27.3%)가 여기에 해당한다.
조 회장 2세가 출자한 비상장사는 대체로 IT나 경영컨설팅, 건물관리업체이거나 유관 부품업체로 다른 대기업집단에서도 총수 측이 이런 회사를 소유, 매출 대부분을 계열사에 의존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그룹도 다른 재벌처럼 경영권 강화 또는 승계에 들어갈 돈을 총수 측 출자사에 대한 몰아주기로 마련할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과정에서 회사 기회유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그룹 상장사 주가를 보면 올해 들어 1일까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16.9%), 한국타이어(-5.1%), 아트라스비엑스(-11.2%)가 모두 약세를 보이며 최대 17% 가까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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