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자신감과 여유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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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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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률 우리투자증권 원주지점 지점장

이강률 우리투자증권 원주지점장.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연 '부화뇌동(附和雷同)'이 아닐까 한다.

친구가 장에 간다니까 거름통지고 따라나서 듯 증권가에 떠도는 온갖 뜬소문에 휩쓸려 투자에 나서는 행태가 바로 그것인데, 불행스럽게도 그 결과는 자명하다.

과거 부동산 광풍이 불었을 때 누구나 은행 대출을 얻어 부동산 구입에 열을 올렸다. 마치 쇼핑을 하듯 부동산을 사들였고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놀란 서민들까지 무리해서 광풍에 몸을 맡겼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사그라진 광풍 뒤에는 수십만의 하우스푸어가 남아 내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투자자는 마치 고기를 잡기 위해 먼 바다로 나선 어부와 흡사하다. 배 안 가득 고기를 잡아 만선의 기쁨을 안고 귀항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바다는 때로는 조용하지만 때로는 폭풍우가 치고 격랑이 일며, 일순간 배를 집어삼킬 듯 두렵기도 하다.

격랑을 뚫고 그물을 내린다 해도 그물 안에 고기가 들어올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두렵기 그지없다.

공자의 제자인 안자에게 어느 사공이 말했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노를 몇 차례 움직여보기만 해도 배 젓는 법을 금방 배울 수 있고 잠수에 능한 사람은 배를 본 적이 없더라도 금방 배를 저을 수 있다.”

후에 안자가 이 이치를 공자에게 물었더니 공자 왈,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물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배를 쉽게 저을 수 있고 잠수에 능한 사람은 설령 배가 뒤집히더라도 당황하지 않는다.” 장자에 나온 이야기다.

스스로 수영을 잘하기 때문에 물에 빠지는 것이 두렵지 않은 이는 오로지 배 젓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다. 또한 잠수를 잘하는 이는 배가 엎어지거나 뒤로 물러나는 등 온갖 위험이 닥쳐도 그것이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때문에 여유가 있으니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무릇 인간 심리와 세상이치는 이런 것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분석 없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거나 공포감과 패닉에 휩싸여 투매에 뛰어드는 행동은 모두 동일한 심리상태에 기인한 행동이다.

그리고 그 기저에 자신감 없는 어지러운 마음, 스스로의 선택을 확신할 수 없는 움츠린 마음이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향해 화살을 날려 보낸 윌리엄 텔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 역시 활쏘기와 관련해서는 거칠 것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는 상당한 심적 부담이고 피하고 싶은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윌리엄 텔의 아들은 “난 아버지를 믿어요”라는 말을 그에게 남기며 스스로의 머리 위에 사과를 얹었다.

자신을 향한 그 신뢰의 말에 덩달아 자신감을 회복한 윌리엄 텔은 결국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향해 활시위를 당긴다.

문제는 자신감을 여지없이 뒤흔드는 어지러운 마음이다. 이를 극복하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상 아래 감춰진 본질을 통찰하고 어지러운 상황에서 핵심을 유추할 수 있는 힘, 그리고 두둑한 자신감과 여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며, 그것은 무언가를 잘 해내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 진정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주식 투자에서도 이 원칙은 성립된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자신감과 여유를 가져야, 불안하고 두려운 투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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