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11일 농림수산식품부를 떠난 서규용 장관에게 농식품부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의견을 아로새긴 감사패 문구이다.
1년9개월간 서 장관은 '돌직구'라는 별명에 걸맞게 원칙과 소신으로 당당하게 국정 업무를 소화해 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당시 서 장관은 현장의 요구를 귀담아 들으면서 정부와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보완 대책을 만들어 호평을 얻었다. 한 사석에서 서 장관은 농어민과 깊숙이 소통하면서 한·칠레 FTA에 비해 수십 배에 달하는 파장의 무게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국회에서 "수입중단이나 검역중단을 하라"고 요구했을 때 "그런 짓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광우병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과 과학적인 근거를 통한 접근 방식으로 업무를 추진, 광우병에 대한 악의적인 여론을 금방 사그라들게 했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서 장관의 업무 일정은 그 누구보다 빼곡했다. 주말마다 현장을 돌아다닌 거리만 3만1818㎞로 지구 한 바퀴(4만120㎞)에 달할 정도다.
"현장에 답이 있다"며 그는 늘 농어민과 스킨십하며 애로사항과 문제점들을 즉각 시책에 반영토록 했다. 값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주는 '상시 비축제'도 바로 농어민과의 간담회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배추밭을 갈아엎는 일이 없어진 것을 보면 서 장관의 소신은 분명 맞는 듯하다.
'업무에 대한 열정', '타이밍과 현장감', '신뢰'를 항상 마음속 깊이 유념해야 한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남기고 청사를 떠난 서 장관을 또다시 현장에서 만날 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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