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대책> '3재(災)' 겹친 오피스텔시장… "나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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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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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급 과잉에 세금 부담…수익률 악화 등 시달려<br/>'4·1 부동산대책'에서 세제 완화 대상 제외돼

아주경제 정수영·권경렬 기자= "올해 분양을 계획했는데, 4·1 대책에서 오피스텔은 부동산 세제 완화 수혜 대상이 아니어서 걱정이다. 일단 4·1 부동산 대책 수혜기간인 올해는 피해 내년에 물량을 내놓을 계획이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오피스텔 분양을 준비 중이던 A시행사. 이달 말 분양을 계획했던 이 회사는 '4·1 부동산 대책' 이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피스텔은 양도소득세 5년간 한시 면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동안 활황세를 탔던 오피스텔 시장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공급 과잉·수익률 악화·세 부담 등 '3재(災)'에 시달리면서 생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일부에서는 공급 계획을 변경하거나 편법을 동원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오피스텔 3재(災)는?

오피스텔은 이명박 정부 시절 규제 완화로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011년 분양된 오피스텔은 3만2173실, 지난해는 4만4237에 이른다. 반면 올해의 경우 1만8000여실로 계획된 물량이 대폭 줄었다. 실제로 분양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건설사 중에서 오피스텔 공급을 가장 많이 했던 대우건설도 이 시장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공급한 공동주택(오피스텔 포함) 2만3082가구 중 오피스텔이 7713실로 전체의 33%가 넘었다. 하지만 올해는 공급 계획인 공동주택 1만3809가구 중 오피스텔은 2603실로 18% 정도로 줄었다.

오피스텔 공급이 과잉 현상을 빚으면서 수익률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시내 오피스텔의 평균 연 투자수익률은 5.63%로 지난해 4분기(5.77%)보다 0.1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6.18%에 비해서는 1년만에 0.55%포인트나 수익률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뒤늦게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뛰어든 한 대형건설사는 저조한 계약률로 미분양 소진에 애를 먹고 있다.

정부도 공급량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4·1 대책의 수혜 대상을 아파트로 제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사업자들에게는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피스텔 공급에 대한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는데다 4·1 대책으로 관심이 오피스텔이 아닌 소형아파트로 옮겨가자 투자자들조차 발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생존경쟁 치열… 편법 동원되나

오피스텔 시장에 그늘이 깊어지면서 일부 사업자들은 분양 시기를 늦출 계획이다. A사 대표는 "당장 이달 분양을 하려던 계획을 수정 중"이라며 "다행히 대상 부지는 개인이 소유한 땅이어서 토지주와 상의해 분양을 늦추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지 매입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시행사들은 분양 시기를 늦추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일단 시장에 상품을 내놓은 뒤 미분양이 많으면 시장이 좋아질 때를 기다려 재분양을 검토 중인 사업장도 나오고 있다. 일명 '깜깜이 분양'으로, 아파트 사업장에서 주로 사용돼온 이 수법이 오피스텔 시장에까지 나타난 것이다.

용인에 소형 오피스텔 사업을 진행했던 한 부동산 개발업체 사장은 "대대적으로 홍보해 미분양이 났다는 소문이 나는 것보다 조용히 수의계약으로 계약률을 높이는 것이 유리한 만큼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깜깜이 분양이 동원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오피스텔을 서비스드 레지던스용으로 용도 변경하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정부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오피스텔을 숙박용인 레지던스용으로 쉽게 바꿀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이지만 취사·세탁시설을 갖춰 주거시설처럼 생활할 수 있다.

부산 '해운대 푸르지오시티'의 경우 분양 전부터 오피스텔을 레지던스용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내걸어 성공한 사례다. 서울 '강남역 푸르지오시티'도 최근 시행사가 계약자들의 동의를 얻어 서비스드 레지던스용으로 바꿔 재분양에 나서고 있다. 서울 용산구 '문배동 용산큐브', 서대문구 '대현동 신촌푸르지오시티' 등도 오피스텔에서 레지던스로 변경한 사례다.

해운대 푸르지오시티 분양담당자는 "처음부터 레지던스로 변경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내걸었던 게 투자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인 요인이었다"며 "최근 오피스텔보다 레지던스 수익률이 더 높아 투자자 입장에서도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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