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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 1월 개최된 'CES 2013'에서 선보인 UHD TV 라인업. 왼쪽부터 84인치, 65인치, 55인치 UHD TV 제품. |
아주경제 이재호·이혜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UHD TV 시장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르면 3분기 중 50~60인치대의 보급형 UHD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UHD TV는 악화일로인 기존 TV사업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수익원이다. 자칫 일본이나 중국 업체에 시장 주도권을 내줄 경우 'TV=한국'이라는 공식이 깨질 수도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 보급형 UHD TV 3분기 출시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보급형 UHD TV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5일 열린 '스마트 TV 포럼' 총회에 참석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보급형 UHD TV를 하반기 중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TV 크기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지만 시장에서는 50~60인치대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도 보급형 UHD T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서동희 LG전자 HE사업본부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 24일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지난해 8월 출시한 84인치 UHD TV가 호평을 받고 있다"며 "이 여세를 몰아 올 하반기에 55인치와 65인치 제품도 시장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양사 모두 출시 시점을 하반기로 제시했지만 구체적으로는 3분기 중 제품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80인치대 초대형 UHD TV까지 출시된 만큼 50~60인치대 보급형 제품 생산도 어려울 게 없기 때문이다. 양사는 구체적인 출시일과 출시가격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3/04/26/20130426000281_0.jpg)
UHD TV는 기존 풀HD TV보다 해상도가 4배 높다. 올해 판매 전망치는 90만대 수준으로,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단계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UHD TV 시장이 2014년 390만대, 2015년 688만대, 2016년 987만대 등으로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TV사업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평판TV 시장 점유율은 27.7%, LG전자는 15%로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는 1200만대(LCD TV 기준), LG전자는 660만대가량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제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TV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7조4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3000억원가량 줄었다. 가전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CE부문의 영업이익은 2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7%,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체간 경쟁 심화로 판매가격이 하락하고, 잇따른 신제품 출시로 마케팅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은 5조172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7%,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98억원에 불과했다.
◆ UHD TV 가격 인하 가속화 예상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UHD TV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이유다.
특히 소니는 최근 55인치와 65인치 UHD TV를 가장 먼저 출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55인치 제품의 경우 4999달러(550만원), 65인치는 7999달러(880만원)다.
UHD 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은 통상 출시 초기에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가 보급률이 높아지면 가격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소니는 시장 선점을 위해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의 제품을 내놓았다. 이는 글로벌 TV업계 전체에 가격인하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소니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품질 경쟁력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동희 LG전자 상무는 "소니는 중국산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해 3D 구현이 어렵고, 색 재현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면서도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없는 가격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원가절감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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