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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드러낸 아베노믹스> 약해진 엔화 공습…증시 영향력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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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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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줄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도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주가지수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1350억원에 달하던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이달 들어 249억원으로 축소됐다. 엔화 약세로 인한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로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 투자 규모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특히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어선 지난 10일부터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파는 대신 매일 평균 4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 코스피는 1944.75에서 1982.43으로 1.9% 올랐다.

엔화 약세에도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1995년 가을부터 2008년 가을까지 13년 동안 엔·달러 평균 환율이 달러당 115엔이었다. 이 기간 엔·달러 환율이 100엔 밑으로 내려온 적도 없었다. 이와 비교하면 최근 달러당 102엔 수준은 심각한 엔화 약세로 평가하기 어렵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금융위기 이전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달러당 100엔을 막 돌파한 최근의 엔화 환율은 심각한 엔저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2011년 가을부터 지난해 가을까지 진행된 달러당 70엔대라는 사상 초유의 엔고 기간과 비교하다 보니 최근 엔화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고 느껴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엔화 약세가 아니라 엔화가 엔고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정확한 진단"이라고 덧붙였다.

엔화 약세보다는 달러 강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기보다 미국 경기 회복과 재정 축소 우려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최근 장중 103엔을 넘었으나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엔화 약세보다는 달러 강세 국면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한국 증시 상승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투자전략팀장은 "엔화 약세와 그 이면에 숨겨진 달러 강세라는 조합은 한국으로 하여금 불가피하게 희생양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엔화 약세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전자 등 주력 수출 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달러 강세로 인한 상품가격 하락은 국내 경제에서 고용유발효과가 큰 산업재와 소재 등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LIG투자증권 최운선 연구원도 "달러화 강세는 증시에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주요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는 물가 안정과 실질 소득 개선에 기여하는 반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기존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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