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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건 행복주택> 지역색 살리는 '복합개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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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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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입지에 임대료 저렴… '주거 안정' 기대 vs '시장 악영향' 우려 교차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정부는 행복주택을 단순한 임대주택이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소통의 장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철도부지뿐 아니라 철도역사와 유수지 등 다양한 국공유지를 활용하고 업무·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주거타운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놓고 시장과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입지가 우수한 서울과 수도권 도심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서민 주거 안정에 보탬이 되겠지만, 주변 임대시장에 타격을 가할 수 있어서다.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공사가 겪고 있는 자금난도 걸림돌이다.

오류동지구 개발 예시도.
◆지역특색 살린 '복합주거타운'으로 개발

국토교통부가 20일 발표한 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에 대한 계획을 보면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를 목표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토부는 환경·브릿지·대학·스포츠·친수·다문화·오픈마켓 등 각 특성을 강화해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류동역 철도역사 부지 10만9000㎡에 위치한 서울 구로구 오류동지구는 데크를 씌워 행복주택 1500호가 들어선 행복주거타운으로 조성된다. 또 창업·취업 지원센터 및 사회적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서대문·마포구 가좌지구(2만6000㎡)는 행복주택 650호가 들어선다. 이곳은 연세대·홍익대 등이 가까운 점을 활용해 대학생 주거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경춘선 폐선부지에 위치한 서울 노원구 공릉지구(1만7000㎡)도 2㎞내 과학기술대 등 4개 대학이 위치한 점을 고려해 기숙사형 주택 등 행복주택 200호를 공급한다. 소규모 공연장, 공원 등도 조성해 대학문화가 함께하는 도시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산시 내 4호선 고잔역에 들어설 고잔지구(4만8000㎡)는 다문화 소통공간으로 개발이 추진된다. 안산시가 외국인 거주비율 1위 도시라는 점을 감안한 계획이다. 이곳에는 행복주택 1500호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문화 교류센터가 들어선다.

목동(10만5000㎡)·잠실(7만4000㎡)·송파지구(11만㎡)는 홍수기에 물을 가두는 지하 저장탱크 시설이 들어선 유수지다. 국토부는 이들 지구 유수지 기능은 유지하되 지상에 행복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목동지구는 시범지구 중 가장 많은 행복주택 2800호를 공급한다. 자원순환센터와 연계한 물테마 홍보관과 친수공간 등도 조성된다.

잠실지구에는 행복주택 1800호가 들어선다. 현재 체육시설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스포츠와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탄천변에 자리잡은 송파지구는 행복주택 1600호와 벼룩시장과 복합문화센터 등을 갖춘 오픈마켓형 주거단지로 건립된다.

◆도심에 저렴한 임대료… 민간 임대시장 '타격' 예상

전문가들은 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의 경우 입지가 우수하고 임대료도 저렴해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반대로 공공임대시장 선호도가 행복주택과 비행복주택으로 양극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행복주택은 영구·국민임대주택 등 모두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지만 아직 수요 대상층과 공급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국토부는 공급물량의 60%를 신혼부부·사회초년생·대학생 등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계층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기본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는 생활 형편이 어려운 40~50대 중장년층과의 형평성 논란을 빚을 수 있는 부분이다.

평균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50~60%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잠실동의 경우 17일 기준 33㎡당 월세는 63만6000원이다. 이 시세의 절반이라면 잠실지구 행복주택은 월 임대료가 30만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주변 시세와 시장 여건, 입주자의 소득 수준을 고려해 계층별로 임대료가 차등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행복주택 공급기준과 임대료 책정 기준을 연내 확정지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행복주택의 규모가 크지 않아 임대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주변 시세 반값의 임대아파트 공급이 본격화되면 어느 정도 타격은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보금자리주택처럼 대기 수요 양산 등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입지가 괜찮은 곳에 너무 저렴한 임대주택이 공급되면 오피스텔 등이 과잉 공급된 지역의 임대인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저렴한 행복주택과 경합을 벌여야 하는 원룸 임대사업자들은 임대료 하락 및 공실 증가 등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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