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회사 운영 MBA 과정도 업무의 연장… 발병 시 요양급여 지급해야”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회사 업무와 회사에서 지원하는 야간 MBA 과정을 병행하다 건강이 나빠졌다면 요양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정재우 판사는 모 철강회사 사원인 A(41)씨가 이같은 이유로 요양급여를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원 등에 따르면 2002년 회사에 입사한 A씨는 2009년부터 회사에 다니면서 K대에서 야간 MBA 과정을 밟았다. MBA 과정을 이수하면 회사에서 경력을 1년 더 인정받고 팀장 이상 보직자 인선에서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A씨는 마지막 학기를 밟던 2010년 10월 말쯤 사무실에서 갑작스런 두통증세를 보여 응급실에 실려갔고 뇌내출혈과 뇌경색 등의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이듬해 1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정 판사는 “홍 씨가 참여한 MBA 과정은 회사 차원에서 핵심인재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됐고 의무적으로 성적표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1년의 경력도 인정해주는 제도”라면서 “위 MBA 과정 연수는 단순한 자기개발이 아니라 회사의 지배, 관리를 받는 업무의 연장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이어 “줄곧 영업부서에 근무하다가 부서를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아 맡은 업무들이 홍 씨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홍 씨가 본래 업무에 더해 MBA 과정 마지막 학기 연수를 병행하면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것이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