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사장 인선 ‘올 스톱’...‘제동’ 걸린 에너지 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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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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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스公 사장 인선 돌연 연기...지역난방公 사장 공모 시작도 못해...<br/>-에너지 공기업 신임사장 공모 절차 전면 중단...'관치 낙하산' 영향 미쳐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공기업 신임 사장 인선이 차질을 빗고 있다.

최근 ‘모피아(MOFIA, 재무부 출신 관료)’를 비롯해 각종 고위공무원들의 낙하산 인사가 도마위로 오른 것이 빌미가 됐다.

에너지공기업들의 신임 사장 선임 주주총회가 돌연 연기됐는가 하면 공모를 진행할 임원추천위원회 구성도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 선임을 내달 9일로 연기했다. 애당초 이날 주총에서 신임 사장 선임을 예정이었지만, 대주주인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

현재 가스공사 신임 사장 최종 후보로는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現 산업부) 제2차관과 장석효 전 가스공사 자원사업본부장 등 2명이 선정됐다. 관가 안팎에서는 당초 김 전 차관의 선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제기했지만, 이번 선임 연기로 향후 상황은 불투명해 졌다.

지난달 말 정승일 전 사장이 퇴임하면서 공석이 된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역난방공사는 사장 공모를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어 신임 사장 공모의 첫 단추도 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 사장 공모를 마감한 한국수력원자력과 서부발전ㆍ남동발전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들도 정부 방침에 따라 신임사장 공모 절차가 전면 중단됐다. 한전 산하 발전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신임 사장 공모를 시작한 서부발전은 지난 10일 공모를 마감했지만 서류심사·면접전형 등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처럼 공공기관 신임 사장 인선에 늦춰지고 있는데는 청와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청와대는 과거 공공기관장 인선 후보수를 3배수에서 대폭 확대하는 전면적인 인사쇄신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금융 공기업 사장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관치 논란의 영향이 공기업계 전반에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정부 당시 소위 ‘MB맨’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측근들이 주요 에너지 공기업의 수장을 줄줄히 꽤차면서 ‘관치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허증수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정승일 지역난방공사 사장, 안승규 한국전력기술 사장, 강승철 석유관리원 이사장 등은 모두 MB맨으로 분류되는 에너지 공기업 사장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장선임 연기는 인선 후보수를 2~3배로 늘려 민간인들을 대거 추천해 집어넣고 심사하라는 의미”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공공기관장의 인선 잣대인 ‘전문성’과 ‘국정 철학 공유’라는 두가지 지침을 충족시키는 인물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론되고 있는 신임 후보들을 자세히 보면 결국 상부 부서인 산업부 출신들의 관료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낙하산의 관행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공공기관장 인사가 지연되면서 해당 공기관의 각종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공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원자들의 인사를 보면 결국 고위공무원들이 나눠먹는 과거와 다를 바 없다”며 “또 새로 취임할 사장이 업무파악을 하는데 최소 3개월은 걸린다는 점에서 업무 공백의 부작용에 직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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