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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오픈 3라운드에서 슬로 플레이로 1벌타를 받은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 슬로 플레이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는 추세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브리티시오픈은 세계 골프대회 중 역사가 가장 오래 됐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대회답게 골프규칙을 제대로, 까다롭게 적용한다. 올해 1∼3라운드에서 나온 규칙 관련 상황을 짚어본다.
◆일본 ‘간판’ 선수의 슬로 플레이= 올해 일본골프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마쓰야마 히데키(21)는 대회 1, 2라운드에서 필 미켈슨, 로리 매킬로이와 동반플레이를 할만큼 세계적 선수로 대접받았다. 20일 열린 3라운드에서는 존슨 와그너와 함께 플레이했다. 경기위원회에서는 두 선수들이 앞 조에 비해 15분 정도 늦게 플레이하는 것으로 보고 15번홀(파4)에서 퍼트하는데 1분이 넘게 걸린 마쓰야마에게 경고를 주었다. 17번홀(파4)에서 마쓰야마가 러프에서 샷을 하는데 2분12초가 걸린 것을 확인한 경기위원는 마침내 마쓰야마게게 1벌타를 부과했다. 16번홀까지 선두와 3타차였던 마쓰야마는 벌타 탓에 그 홀 스코어가 보기로 변했고 18번홀(파4)에서도 보기로 홀아웃했다. 결국 선두와 6타차의 공동 11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지난 4월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중국의 15세 소년 관톈랑이 슬로 플레이로 1벌타를 받았다.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슬로 플레이로 두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
◆“볼이 흔들리기만 했는데요?”=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브랜트 스네데커(미국)는 2라운드 13번홀(파3) 그린에서 퍼트를 하려고 퍼터를 볼 뒤에 댔다. 그 직후 볼이 약간 흔들렸다. 미심쩍었던 그는 경기위원을 불러 상의했다. 경기위원은 “볼이 흔들거리기만 한 것으로는 페널티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볼 위치가 바뀔 정도로 움직여야 벌타가 주어진다는 설명이었다. 1벌타 위기에서 벗어난 스네데커는 그러나 15번홀(파4)에서 4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하며 20위권으로 밀려났다.
◆볼을 확인하려면 마커한테 먼저 얘기해야= 마틴 레어드(스코틀랜드)는 3라운드 10번홀(파4)에서 뜻밖의 1벌타를 받았다. 졸지에 그 홀 스코어는 보기가 더블보기가 됐다. 그는 깊은 러프에서 자신의 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티를 꽂은 후 볼을 조금 돌려보았다. 볼의 숫자를 알아보기 위해서 그랬다. 그런데 동반플레이어인 더스틴 존슨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레어드는 "혼잣말로 볼을 확인하겠다고 했으나 존슨이 멀리 있어서 듣지 못한 듯하다"고 말했지만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규칙 12-2에는 볼을 집어 올리기 전 동반 플레이이어나 마커에게 알려야 한다고 돼있다. 동반플레이어가 멀리 있어도 꼭 소리쳐서 고지한 후 행동으로 옮겨야 뒤탈이 없다.
◆화 나서 클럽 부러뜨리면 자신만 손해= 2011년 마스터스 챔피언 찰 슈워첼(남아공)은 1라운드 후반 게임이 안풀렸다. 12∼14번홀에서 3연속 보기를 한데다 15번홀(파4) 티샷이 왼쪽 러프에 멈췄다. 6번아이언 세컨드샷마저 뜻대로 안되자 그는 클럽을 땅에 내동댕이쳤다. 클럽은 두 동강이 나버렸다.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 이외의 상황으로 인해 클럽이 손상되면 교체하거나 그 클럽을 사용할 수 없다(규칙 4-3b). 슈워첼은 남은 세 홀을 13개 클럽으로 플레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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