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뉴타운 해제 두달 창신·숭인지역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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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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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제 고시 앞두고 여전히 논란 거세<br/>집값 내려가 투자자 손 떼 난개발·슬럼화 동시 우려<br/>동대문 상권과 가까운 위치, 일부 자율적 개발 기대감도

지정 6년 만에 해제되는 창신·숭인뉴타운. 노후건물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다. [아주경제DB]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골목이 좁아 마을버스도 다니지 못하는 곳. 지난 14일 오후에 찾은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 뉴타운 일대는 간간이 가파른 오르막길을 통행하는 오토바이 외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한참 동안 지켜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창신9·10구역의 한 언덕길에서 마주친 것은 장을 본 아주머니 몇 분이 무더위 속에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 모습이 고작이었다.

창신·숭인 뉴타운은 지난 6월 서울의 35개 뉴타운 중 처음으로 지구 전체 해제가 결정됐다. 총 14개 구역 가운데 7개 구역(창신7~10, 12구역·숭인 1~2구역)이 해제됐으며, 북쪽 주거지역과 남쪽 상업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분리 개발될 계획이다. 이미 도시환경정비 구역으로 지정된 창신 1~6구역도 해제 구역과 함께 재생사업이 추진된다.

사실상 해제 고시만을 앞두고 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거세다. 이미 집값은 떨어질대로 떨어졌고, 집과 도로 등이 너무 낙후돼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이 동네에 20년 가까이 거주한 김모씨는 "정부 주도 하에 계획적으로 개발할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지금 상태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더 낫다"며 "각기 다른 평수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데다 도로는 좁고 경사져 건물을 올린다 한들 주차공간이나 확보되겠느냐"고 말했다.

뉴타운 해제 찬·반 투표 절차에 의문을 갖는 주민들도 다수였다. 이런 중대 사항을 결정할 때는 적어도 과반수 이상을 기준으로 했어야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 40대 주부는 "뉴타운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7년 전 이사를 왔다"며 "뉴타운 해제와 관련된 설문 전화를 한통도 받지 못한 사람이 수두룩한데 (해제를)찬성하는 30%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개업소를 방문한 50대 남성은 "추가 분담금이 특히 부담스러운 노인들과 임대수익이 가능한 사람들이 뉴타운을 반대했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는 찬성을 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 답답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뉴타운 해제를 원했던 주민들도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난개발과 슬럼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뉴타운 개발 확정 당시 몰려든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중개업소에 따르면 다세대빌라의 3.3㎡당 지분값은 뉴타운 지정 이후 최고 4000만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절반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개발 초기 1억8000만원이었던 건평33㎡ 집이 3000~4000만원 넘게 하락한 것도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창신동 B공인 대표는 "일부 다가구주택을 제외하고는 투자자들이 손을 떼면서 슬럼화가 찾아왔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다만 빌라나 신축건물 등을 짓기 위해 부지를 알아보는 등 큰 자금을 가진 개인 및 기업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규투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침체된 지역 부동산이 살아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대문과 가까워 상권은 이미 확보됐으며 개발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중개업자 입장에서는 뉴타운 해제가 반가운 일"이라며 "아무래도 공적인 성격이 큰 뉴타운보다는 자율성이 부각된 개발이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향후 관리 방안을 알리며 주민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뉴타운 지구 해제 이후 사람을 중심으로 한 창신동 본연의 모습을 담은 재생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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