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경쟁사 인력빼가기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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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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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국내 게입업계의 인력유출이 심상치 않다.

발 빠르게 트렌드를 읽으며 급변하는 고객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긴요해지면서 게임산업은 '상시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불문율처럼 나돌 정도다.

하지만 별다른 명분없이 동종업계 경쟁사로의 이직이 심화되면서 뺏고 뺏기는 인력 쟁탈전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원일 전 게임빌USA 부지사장은 위메이드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사업본무장(전무)로 새둥지를 텄다.

넥슨을 떠나 게임빌로 몸 담은지 불과 반년 만의 이직이다. 위메이드가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서 전 부지사장을 영입한 것은 미국 등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 부지사장은 1977년생으로 27세에 넥슨 대표이사를 맡아 게임업계 최연소 CEO로 화제를 모았다. 넥슨의 초기 성장을 이끌었으며 온라인 게임의 부분유료화 모델을 해외로 전파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후 2006년 네오위즈게임즈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2009년 넥슨아메리카 부사장으로 재영입돼 다시 넥슨에 몸담았다. 2012년 6월 사임한 뒤 올해 3월 게임빌USA 부지사장으로 전격 합류했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불과 6개월만에 핵심 경영진을 잃은 게임빌로서는 유쾌할 수가 없다. 더구나 최근 페이스북의 모바일게임 공동 협력사로 선정된 위메이드로 자리를 옮긴 것이 못내 못마땅하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전통 강자인 게임빌은 최근 지배력을 되찾기 위해 신흥 강호로 급부상한 위메이드와 국내외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여왔다.

게임빌 관계자는 "(서 부지사장은) 개인적인 이유로 사직한 것으로 안다"며 말을 최대한 자제했다. 하지만 업계는 서 부지사장이 본인의 강점인 글로벌 영업력을 좀 더 발휘할 수 있는 큰 무대가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게임빌 경영진과 마찰이 생겼고 결국 위메이드로 이직하면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기게 됐다는 것이다.

게임업계간의 이직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그러나 게임산업을 선도해 온 리더가 경쟁사로 속속 이동하면서 핵심 인재들의 인력유출이 일상화되는 경향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게임업계의 인력 유출은 초창기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던 개발 인력에서 벗어나 홍보, 마케팅, 영업, 경영지원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것은 이미 옛말이요, '몸값에 웃돈 좀 얹어주면 누구든 데려올 수 있다'는 속설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 게임업체 임원은 "최근 자금력이 풍부한 몇몇 업체들이 마구잡이 식으로 인력을 빼가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동종업계 임금 수준 체계를 무너뜨려 가뜩이나 심각한 업황 속에 임금 상승 문제까지 부추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자체 인력을 키우기보다는 우수 인력을 빼와 세팅하는 것이 비용절감도 되고 고성장 추세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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