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취임 후 일주일 남짓한 기간 중 업무보고를 받으면서도 긴급회의를 열어 내부기강 잡기에 나서더니 지난 8일에는 대규모 인사를 통한 조직 재정비까지 신속하게 이뤄냈다. 이에따라 최 사장이 산적한 코레일의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 사장은 취임 후 개천절 휴일과 주말을 포함해 불과 6일 만에 본사 본부·실·단장 15명을 비롯한 주요 간부 34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기관장 공백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조기에 안정화시키고 경영목표 추진 및 조기 달성을 위한 실무형 전문가 위주 인선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2일 서울에서 임명장을 받은 후 늦은 시간인 오후 7시 30분 취임식에 참석한 최 사장은 개천절인 다음날 곧바로 국립대전현충원 및 호국철도기념관, 철도순직자 위패가 위치한 충북 옥천권 이원면 철도이원성역을 연이어 참배했다.
4일부터는 업무보고 등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주말인 5일과 6일에도 출근해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7일에는 전국 주요 간부들이 참석하는 소속장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선진 안전시스템 구축 및 안전제일 경영실천을 결의하는 '광속 행보'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최 사장은 "지금 코레일은 적당주의가 만연해 있고 본사와 현장이 완전히 괴리돼 애사심 및 주인의식 결여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영업흑자 및 안전제일 경영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최 사장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강한 톤으로 참석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장의 이같은 강행군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적자와 용산역세권 개발, 수서발 KTX 개통 및 지주회사 전환 등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코레일의 여건상 더이상 외부 입김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먼저 칼을 빼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무엇보다 지난 2005~2007년 코레일 초대 부사장을 맡으며 내부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 사장은 한국철도대 교수, 철도청 업무평가위원장, 철도공사 부사장, 한국철도대 총장 등을 지냈으며 독일에서 10여년간 유학하며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대표적인 철도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내부에서도 철도통인 최 사장의 취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신임 사장 취임시 관례처럼 벌어졌던 노조의 플랜카드 시위 등을 이번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 내부 분위기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 3개월 가량 사장 공석으로 다소 이완된 조직 문화를 취임 초기부터 바짝 다잡으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워낙 철도 사정을 잘 알고 전문성을 겸비해 국감이나 앞으로 현안 해결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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