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차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특별연설을 통해 “3국간 경협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고려하면 (프로젝트 추진을) 더는 늦출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는 지난 2008년 창설된 양국 기업 간 공식 대화창구로 한국과 러시아에서 번갈아 개최되며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참석은 원래 예정에 없었다. 하지만 러시아 측에서 푸틴 대통령이 양국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뜻을 주최 측에 전달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G20 회원국으로 눈부신 잠재력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은 아시아지역에서 러시아의 세번째 대외 파트너"라면서 "한국과 러시아 양국의 협력 확대를 위해서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협력 방향은 △무역구조 다변화 △아시아·태평양, 중앙아시아 지역 공동수송로 이용 참여 △중소기업 협력강화 등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선 "무역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러시아는 광물·에너지, 한국은 전자제품, 기계 등을 수출하는 단순한 구조인만큼 대외무역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첨단기술 분야의 상호 협력이 우선순위의 첫 번째다.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응용과학 분야에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공동인프라 구축을 희망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아태지역 중앙아 등 공동수송로 이용 참여를 제안한다”며 “공동인프라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한국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협력 강화도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소기업 역할은 한러 관계에 있어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한-러 비즈니스 기초의 구심점이 돌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양국 기업인 35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 정상의 정상회담이후 급진전된 관계를 반영하듯 러시아의 마가단주 주지사, 툴라주 부(副)주지사, 하바롭스크 부(副)주지사 등 러시아의 주요 인사들이 모습을 보였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번 푸틴 대통령이 양국 기업인들과 만남으로써 한국-북한-러시아 3자 간 다수의 합작 프로젝트를 포함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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