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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랭드 프랑스 대통령과 손을 잡고 있는 시진핑 주석.(사진/연합)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에서 중국 정치인 특유의 화려한 언변을 과시했다. 지난 27일 현지에서 행한 '양국 수교 50주년 기념대회' 강연에서 시 주석은 풍부한 고사를 인용하며 중국의 깊은 전통문화를 자랑했다.
우선 시 주석은 50년 전 양국 간 수교를 주도한 마오쩌둥(毛澤東)과 드골 장군의 업적을 언급하면서는 '물을 먹을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잊어서는 안 된다(吃水不忘挖井人)'는 표현을 언급했다고 신화사가 28일 전했다. 이는 대장정 시기 마오쩌둥이 한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팠던 우물에 신중국 건립이후 주민들이 비석에 새겨넣었던 글귀다.
그는 또한 "중국은 잠자는 사자며, 만약 잠에서 깨기만 하면 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라는 나폴레옹의 명언을 언급하면서 "중국은 이미 잠에서 깨어났고, 문명적이고 평화를 중시하는 사자"라고 중국의 비전인 '중국몽'을 소개했다. 이에 덧붙여 '궁하고 막히면 홀로 수양하는 데 주력하고, 일이 잘 풀릴 때에는 천하에 나가 좋은 일을 한다(窮則獨善其身, 達則兼善天下)'는 맹자의 말을 인용했다.
'중용'에 나오는 '만물은 같이 커도 서로 해가 되지 않으며 도는 같이 행해져도 서로 거슬리지 않는다(萬物竝育而不相害, 道竝行而不相悖)'라는 문구를 인용해 중국과 프랑스의 공동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작은 새가 하나씩 하나씩 새 둥지를 완성한다'는 프랑스 속담이 '아름드리나무는 작은 데에서 시작하고 높은 전망대도 뿌리는 흙에 두고 있다(合抱之木,生于毫末;九层之台,起于累土)'는 노자의 말과 공통점이 많다며 한단계한단계 윈윈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어 '구름이 눈을 가린다고 해서 하늘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不畏浮云遮望眼)'는 왕안석(王安石)의 싯구를 인용해 장애물이 있더라도 양국의 공동번영은 불변의 진리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지간에 같은 것이 없음은 자연의 이치'(物之不齊物之情也)란 맹자의 문구와 함께 "중국은 '의 원리를 일찌감치 깨달았다"며 '좌전'(左傳)에 나온 안자(晏子)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고사를 언급해 문명의 다양성을 추구하되 조화를 이뤄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안자는 제나라 임금의 질문에 '화(和)란 마치 국을 끓이는 것과 같다'면서 '물에 물을 탄 음식이라면 누가 먹을 수 있겠으며 거문고 연주에 한 가지 음(音)만 퉁긴다면 누가 들을 수 있겠는가'라고 대답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그는 볼테르, 사르트르, 몽테뉴, 몰리에르, 스탕달, 발자크, 위고, 밀레, 모네, 마네 등 프랑스가 배출한 철학자, 문학가, 예술가 20여 명의 이름을 줄줄이 거론하며 풍부한 식견을 과시했다. 또한 "소피마르소가 올해 춘제완후이()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면서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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