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정부가 체육분야의 '약체'로 꼽히는 축구를 활성화하고 관련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축구를 초등학교와 중학교 필수과목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27일 징화스바오(京華時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전국청소년학교 축구사업 화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학교축구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위안구이런(袁貴仁) 중국 교육부장(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학교축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형성하기 위해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면서 "축구를 체육과목 시스템으로 편입, 체육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학생들에게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교육당국은 '체육교사 국가양성계획'에 축구를 편입시켜, 2015년 전국적으로 6000명의 학교 축구 교사를 양성시키기로 했다. 또 2017년까지 전국적으로 축구지원을 강화해 2만 개 안팎의 초·중학교를 '축구특색학교'로 키우고, 200개 수준의 대학축구팀을 설립하며, 30개 정도의 학교축구팀 시범구현(區縣)을 건립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중국은 체육강국으로 유명하지만 유독 축구 등 구기종목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중국의 축구를 진작시키는 것이야 말로 국가의 권위를 높이는 대국굴기(大國崛起)를 실현하는 방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와 함께 '축구광'으로 유명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개인적 성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류옌둥(劉延東) 국무원 부총리는 회의에서 "청소년 축구 및 학교 체육 사업을 강화하라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지시를 잘 관철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조치에 시 주석 등의 의중이 반영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중국은 올해 체육산업 진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국무원은 ‘체육산업의 발전과 소비촉진에 관한 의견’을 통해 2025년까지 체육산업 규모를 5조 위안(약 86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 발표에는 창장삼각주(長三角), 주장삼각주(珠三角), 징진지(京津冀·베이징, 톈진, 허베이), 해협서안(海峽西岸 대만해협 서쪽지역) 경제구 등의 체육산업을 강화하고, 소수민족지역의 특색있는 체육산업을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축구, 농구, 배구 등 3대 스포츠 및 빙상 스포츠 육성을 위한 중장기적 발전계획을 포함해 축구장 건설, 학교 및 사회축구 활성화 등 축구 육성 방안이 포함돼 있다.
2012년 중국 체육산업 규모는 3135억 위안으로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미국(2.7%)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크게 뒤쳐진 상태다.
중국 당국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체육산업 육성을 통해 국민 건강의 질을 높이고 내수확대, 민생개선, 일자리 증대,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국무원의 축구 필수과목 지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쑤순톈(江蘇舜天.600287 SH), 타이다구펀(泰達股份000652 sz) 상강그룹(上港集團 600018 SH) 등 축구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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