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실업자 1000만명…정치위기가 망친 경제

  • 실업률 10.2%로 1년새 3%나 급증

  • 임금 4%나 하락…인플레이션 계속

지난 19일(현지시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하원에서 탄핵이 표결된 뒤 그에 대한 입장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브라질 경제가 점점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 하원의회가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키면서 정국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정부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월과 2월 사이 브라질의 실업율은 10.2%까지 치솟았다고 CNN 머니는 20일 보도했다. 이러한 실업률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실업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1년전 브라질의 실업률이 7.4%였던 것을 감안하면 짧은 기간 사이에 실업률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게다가 임금 역시 4% 가까이 하락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인플레이션은 계속되고 있어 브라질 국민들의 생활이 점점 더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최악의 실업률 통계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2014년 선거를 위해 재정적자 규모를 은폐했다는 이유로 하원에서 대통령 탄핵이 표결된 다음날 발표됐다. 현재 브라질의 실업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이는 1년전보다 무려 300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브라질의 경제는 더욱 깊은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고 CNN은 진단했다. 

이같은 경제위기로 인해 브라질의 도시 곳곳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개최도 여의치 않아보인다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브라질의 경제는 지난해 3.8% 쪼그라들었으며, 올해는 마이너스 3.5%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중앙은행은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경제 추락의 뇌관이 된 것은 최대 국영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의 부패스캔들이 터지면서 부터다. 수십억 달러의 뇌물 수수혐의가 걸린 이번 스캔들에 대해 브라질 검찰은 2014년이후로 조사를 해오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룰라 전 대통령까지 돈세탁에 연루된 혐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유엔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 움직임을 공론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질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21일 중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에 도착하고 22일 열리는 파리 기후변화협정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애초 뉴욕 방문을 취소했다가 측근들과 협의를 거쳐 생각을 바꿨으며, 유엔본부 연설을 통해 자신에 대한 탄핵 시도를 쿠데타로 규정해 강력하게 비난하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주기구(OAS)와 남미국가연합 등 국제기구들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OAS의 루이스 알마그로 사무총장과 남미국가연합의 에르네스토 삼페르 사무총장은 "브라질 정치권이 호세프 대통령을 탄핵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