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에 따르면 한미 해군은 이날부터 15일까지 한반도 전 해역에서 ‘2016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 2016)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한미 동맹의 강력한 응징의지를 과시하고 양국 해군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미국은 이번 훈련에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를 투입했다.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의 기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수상함과 잠수함 등 수십 척의 함정을 이끌고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1981년부터 1989년까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로널드 레이건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2기의 원자로를 갖추고 있어 한 번 연료를 채우면 20년 동안 재공급하지 않고도 운항할 수 있는 최신형 핵추진 항모로, 2003년 7월 실전 배치됐다.
주력 전투기인 슈퍼호넷(FA-18)을 비롯해 전자전기(EA-6B), 공중조기경보기(E-2C), 해상작전헬기인 시호크(SH-60F) 등 8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어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이번 훈련에는 이지스순양함을 포함한 미 함정 7척이 참가한다. 우리 해군에서는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함정 40여척이 훈련에 나선다. 양국 해군의 해상초계기와 우리 공군의 전술기, 미 육군의 아파치 헬기 등도 투입돼 입체적인 작전을 벌인다.
서해와 남해에서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하는 항모강습단 훈련이 진행되는 동시에 동해와 서해에서는 후방침투를 기도하는 적 특수전부대를 격멸하기 위한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훈련이 실시된다. 북한 지휘부를 포함한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과 해상무력억제, 대잠전, 대공전, 항모호송작전 등 실전적인 훈련도 이어진다.
전략폭격기 B-52와 B-1B의 출격에 이어 로널드 레이건호의 전진 배치까지 최근 잇따른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한 한미 군 당국의 강력한 경고메시지로 풀이된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호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주요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보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의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은 실시되지 않았다. 당초 일각에서는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북한이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우려와 달리 별다른 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내달 초 미국 대통령선거 전후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가 나오는 시점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은 언제든 준비가 돼있기 때문에 결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전략적, 전술적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 중이며 철저한 대비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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