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이 파키스탄에 모바일 결제 '일대일로'의 길을 열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15일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금융 전담 관계사인 마이진푸(螞蟻金服·앤트파이낸셜)가 거액 투자를 통해 세력권을 확장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표현했다. 알리바바가 이번에 선택한 곳은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의 주요 연선국가이자 서남아시아에 위치한 파키스탄이다. 중국 핀테크 기업 최초의 파키스탄 진출로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앤트파이낸셜과 글로벌 통신업체인 노르웨이의 텔레노(Telenor)그룹은 지난 13일 저녁(현지시간)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앤트파이낸셜이 텔레노의 파키스탄 자회사인 TMB(Telenor Microfinance Bank)지분 45%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액은 1억8450만 달러(약 2000억원)다.
이번 거래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지난해 5월 파키스탄 총리와 회동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성사된 것으로 주목된다. 마윈이 모바일 결제를 통한 일대일로 추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두 기업은 앤트파이낸셜의 제3자결제서비스인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고 파키스탄 국민에게 모바일 결제 등 디지털화된 포용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구 2억1000만명의 파키스탄은 은행 계좌를 보유 인구가 전체의 20%에도 못 미친다. 이처럼 현실은 열악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잠재력이라는 게 두 기업 측의 설명이다.
세계은행(WB) 통계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2700만장, 신용카드 발급량은 200만장을 밑돈다. 기본적인 은행서비스를 이용할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것. 하지만 이는 파키스탄도 중국처럼 현금 결제에서 모바일 등 전자결제로 바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파키스탄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70%, 이 중 스마트폰 사용자 비중은 30% 정도다.
TMB는 파키스탄 정부 당국의 인가를 받아 현지인을 대상으로 이미 소액 대출과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 파키스탄 최초의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Easypaisa'를 출시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계좌이체, 수도·전기요금 납부, 충전, 현금인출, 환전 등 기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현재 이용고객이 2000만명에 육박한다.
앤트파이낸셜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합자 형태로 3년 내 애플리케이션(앱)과 결제플랫폼 업그레이드 및 개발, 개방형 결제플랫폼과 현지 발급카드의 연동, 일상적인 모바일 결제서비스 등으로 업무를 확대할 것"이라며 "현재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 샤오미 등이 파키스탄에 진출한 상태로 곧 이들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알리바바도 파키스탄 전자상거래 시장에 손을 뻗은 상태로 모바일 결제 및 금융 서비스 확대에 힘을 더할 전망이다. 고속 성장 중인 파키스탄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현재 약 1억5000만 달러로 오는 2020년 10억 달러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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