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6% 내린 코스닥… 시가총액 14조원 증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방침이 발표된 뒤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시장이 더 크게 출렁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236조4057억원에서 이달 26일 현재 222조5336억원으로 약 13조9000억원(약 5%) 가량이 증발했다.

이 기간에 코스닥 지수는 690.53에서 644.59로 6.65% 내렸다.

코스피가 2130.62에서 2066.26으로 3.02% 내린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2배를 넘는 수준이다.

특히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백색 국가) 배제 이슈가 주목받은 최근 4일간(23∼26일) 코스닥 지수는 매일 1%가량씩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4조2992억원(8억5553만주)이었으나 이달 들어서는 4조268억원(7억9172만주)으로 924억원가량 줄었다.

한 달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833억원, 294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 중에선 연기금 홀로 201억원어치를 사들였고 나머지는 모두 시장에 주식을 내다팔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877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개인 거래 비중은 지난 5월 83.49%(하루평균)에서 이달에는 85.25%로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오히려 유가증권시장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슈와 연관이 큰 반도체 기업을 10거래일 연속 사들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시장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반도체 가격 반등으로 업황 회복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이 적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코스닥은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모습이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은 개인 외에는 이렇다 할 매수 주체가 없다 보니 글로벌 경기 둔화나 일본의 수출규제, 기업 실적 부진 등 국내외 악재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투자심리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