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법 제정 햇수로 4년…“근무시간 줄었지만 갈길 멀어”

  • 삼성서울병원, 주당 근무시간 개선 평가 1위

  • 세브란스병원, 당직 담당 환자 수 평균보다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대‧삼성서울‧세브란스·아산‧가톨릭 등 이른바 ‘빅 5병원’ 소속 전공의(레지던트)의 주당 근무시간이 전공의법이 제정되면서 햇수로 4년 동안 20시간 가까이 단축됐다. 하지만 담당 환자 수 증가 등 질적인 측면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6일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국 94개 수련병원 전공의 439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9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 최근 4년간 주당 근무시간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서울병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소속 전공의의 지난 2016년 주당 근무시간은 103시간으로, 빅 5병원 중 가장 길었지만, 올해 79시간으로 24시간 줄었다.

서울대병원은 올해 75시간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가장 짧았으며 4년 전과 비교해 17시간 감소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6시간 줄어든 84시간으로, 세브란스병원은 15시간 감소한 86시간으로, 서울아산병원은 12시간 단축한 80시간으로 집계됐다.

당직 근무 후 휴식 시간도 늘었다. 서울아산병원 소속 전공의의 당직 근무 후 휴식 시간은 지난 2016년 4시간에서 올해 10시간으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은 6시간에서 11시간으로 서울대병원은 5시간에서 10시간으로 각각 5시간 늘었다. 세브란스병원은 4년 전보다 휴식 시간이 4시간 증가했지만, 빅 5병원 중 휴식 시간이 가장 짧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지난 2016년 6시간에서 올해 9시간으로 가장 적게 늘었다.

전공의법 시행으로 전공의를 대체할 의료인력에 대해 병원업계 관계자는 “전공의 근무시간이 주 8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병원들은) 기존에 전공의가 했던 업무를 교수나 기타 전문의가 담당하는 방향으로 인원을 충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공의의 근무환경에 대한 질적인 측면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 비중과 근무환경 만족도는 지난 4년간 큰 변화가 없었으며, 주치의로 정규 근무 시 평균 담당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 소속 전공의가 정규 근무시간 담당한 환자 수는 4년 전에 비해 각각 6.6명, 4.5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서울병원은 17.1명에서 17.3명으로, 서울대병원은 15.2명에서 15.9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그동안 전공의의의 평균 담당환자 수가 가장 많았던 세브란스병원(19.8명)만 줄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당직 근무 시 최대 담당 환자의 수가 전체 평균(68.5명)보다 많은 각 77명, 91.5명으로 나타났다.

폭행에도 여전히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15~20%는 병원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협 관계자는 “전공의법이 시행됐지만 수련 내용에 큰 개선은 없었다. 오히려 전공의의 근무환경은 여전히 열악했다. 응답자 39.2%가 수련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거나, 작성했으나 수련계약서 2부 중 본인 보관을 위한 1부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협에 따르면 이번 병원평가의 설문 문항은 △전공의 근무환경 △전공의 수련환경 △전공의 안전 △환자안전 등 5개 항목 총 40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전문통계인력을 직접 고용해 문항개발에 착수했으며, 데이터 신뢰성 검증을 위한 분석과 검토 후 서울대학교 통계연구소에 자문을 의뢰, 통계학적 검증까지 마쳤다고 대전협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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