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선거법은 내년 총선에 적용될 '게임의 룰'로 제1야당의 합의 없이 변경이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내 분위기는 대부분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전제로 한 협상이 아니면 무의미하다는 강경론이 지배한다. 특히 황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은 강경론의 지속에 힘을 싣고 있다.
황 대표의 벼랑 끝 단식이 패스트트랙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단식이 계속되더라도 여야 4당이 공조해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여야 4당은 이전부터 선거법 개정안의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129석), 대안신당(8석), 정의당(6석), 민주평화당(4석)만 더해도 147석으로 의결정족수 148석에 거의 근접한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무소속 의원을 더하면 의결에는 크게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앞 농성장에는 현역 의원들과 원외 위원장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임위원회의 정책간담회를 명목으로 한 의원들의 격려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또 여야 지도부의 방문도 지속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황 대표의 단식이 이슈몰이에는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황 대표는 대내적으로 '패스트트랙 저지'에 당력을 결집한 모양새를 연출해 냈으며, 수적으로 불리했던 패스트트랙 분위기를 제1야당으로 끌고 오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단식이라는 '벼랑 끝 전술' 후에 보일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정국과는 별도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적 쇄신 등 휘발성이 강한 공천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6일 청와대 분수대 인근 천막에서 단식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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