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결국 기준금리 0%대로 인하···'가보지 않은 길' 간다

  • 코로나19 영향·미국 금리인하 효과 합쳐져 '빅컷' 단행

한국은행은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연 0.75%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타격에 미국의 금리 인하의 영향이 겹쳐 결국 '빅컷'을 단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단숨에 0%대로 떨어졌다. 우리나라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된 것이다. 이번 결정은 17일부터 적용된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이에 따라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임시 금통위는 오는 17~18일경 열릴 것으로 예견됐지만, 미국이 통화정책을 한 발 빠르게 활용하면서 오늘 개최하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긴급 금리인하 카드를 사용하며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자 한은도 금리인하를 앞당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차례 뿐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금리도 연 0.50~0.75%에서 연 0.25%로 인하하기로 했다. 금중대는 한은이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금융기관에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린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유인을 제고하고, 차입기업의 이자부담 경감 및 자금사정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방중소기업과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금리가 더 큰 폭(연 0.75% → 연 0.25%)으로 인하됨에 따라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동성 관리를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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