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0)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해 1분기 약 60조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버핏의 실수가 재연된 순간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 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1분기 497억 달러(약 60조584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보도했다. 버핏은 아메리칸·델타·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 주를 전량 매도했다. 규모는 총 60억 달러(약 7조원)가량이다.
전 세계 투자자들은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투자 조언으로 유명한 버핏마저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자신의 철학에 반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버핏은 온라인 주주총회에서 '항공사 투자는 자신의 실수였다'고 밝혔다.
버핏은 이미 과거 항공사 투자에서 쓴맛을 본 적이 있다. 그는 1989년 US항공 주식을 4200억원어치 샀다가 6년 만에 4분의 1토막이 났던 쓰디쓴 경험이 있다. 그런 그가 항공 주에서 두 번째 아픔을 겪은 것이다.
버핏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경제 침체를 인정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어떤 것도 미국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며 "미국의 기적, 미국의 마법은 항상 우세했고 다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때도 이 점을 확신했다"며 "9·11 때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금융위기 때도 이를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경제 상황이 심각한 만큼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말 기준 1370억 달러(약 167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앞서 "우리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은 갑자기 바뀔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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