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구멍 뚫린 항만검역에 K방역 허사될 판…“고열 환자 발생 통보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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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6-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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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러시아 선박 접촉자만 176명

  • 부산항 입항 전 유증상자 없다 신고…검역소 승선검역 안해

  • 방역당국 “러시아 검역관리국 지정 검토”

23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에서 방역복을 착용한 검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원들의 병원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선원들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무더기 감염이 드러난 가운데 방역당국이 검역망 운영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러시아 지역에서 확진자 발생이 급증했음에도 저 때 ‘특별검역(승선검역)’ 국가로 지정하지 않았다. 결국 러시아 선박은 유증상자가 있음에도 검역증을 발급 받을 수 있었고, 부산지역은 집단감염 우려에 놓인 처지가 됐다.

2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 아이스스트림호의 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도선사와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관계자, 통역, 해운대리점 및 수리업체 등 26명, 하역작업자 61명, 해당 선박(아이스 스트림) 미확진 선원 5명 등 총 176명을 접촉자로 분류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선박은 지난 21일 오전 8시 입항을 했고 22일 해운대리점을 통해 확진자가 발견되기 전까지 배 위에 올라가 하역작업이 이뤄졌다.

부산 검역당국은 아이스스트림호가 입항 전 제출한 서류만을 토대로 하는 ‘전자검역’에서 문제가 없다고 보고 검역증을 발급했다. 아이스스트림호는 고열에 시달리는 선원이 3명 있었지만 유증상자가 없다고 신고한 것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입항 전 코로나19 의심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고열환자가 3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이 제대로 신고되거나 밝혀지지 않았다”며 “검역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경우 유럽 확진자의 절반에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위험 국가다. 하지만 현재 검역관리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중국, 이란, 이탈리아 등 세 개국뿐이다.

방역당국은 러시아를 검역관리 국가로 지정하지 않고 입항 절차를 전자검역 만으로 처리한 데 대해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권 부본부장은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러시아도 승선검역의 대상으로 포함해 관리하는 것으로 진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자검역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일선 검역소 인력의 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고위험국에 대해서는 전자검역보다는 승선검역 위주로 검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이스스트림호는 검역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본부장은 “신고가 이뤄져야 되는 상황이지만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검역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방대본은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대비 46명 증가한 총 1만2484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46명 중 해외유입 사례는 30명이다. 26명이 국내 입국 과정 중 검역소에서 확진됐고, 이 중 16명은 아이스스트림호의 승선원들이다. 검역 이외 나머지 4명(경기 3명‧충북 1명)은 입국 후 지역의 주거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현재까지 해외유입 확진자는 총 1471명이다.

지역사회 사례는 16명이다. 이 중 11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 6명을 비롯해 경기와 인천에서 각각 4명, 1명이 추가됐다. 이밖에 대구에서 1명, 대전에서 4명이 확진됐다.

완치돼 격리해제된 사람은 27명 늘어 총 1만908명으로 완치율은 87.4%다. 사망자는 1명이 추가돼 28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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