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60점에 다다른 서울 평균 청약 합격선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반값 아파트를 기다려 온 고가점자들이 대거 청약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울 새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기 위한 최소 조건은 '45세 이상에 두 자녀 이상을 둔 기혼자'로 굳어지게 된다. 30~40대 소외 현상과 공황 매수(패닉 바잉)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청약가점 60점은 45세는 돼야 넘길 수 있는 점수다. 무주택기간 15년(32점)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17점), 부양가족 2명(15점)을 채워야 64점이다.
이달부터 시행된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서울·수도권 신축 분양가격이 기존 대비 20~30% 낮아진다고 해도 청년·신혼부부, 무자녀 가구 등은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고(高)가점자들마저 앞으로 더 높아질 청약 경쟁률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로또 분양이라는 말이 나오는 지금보다 더 저렴해질 분양물량에 수요가 쏠릴 수 있어서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집을 빨리 마련하려는 욕구가 더 강해지는 상황에서 낮은 분양가에 관심이 몰려 가점·경쟁률 모두 높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가점자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기에 20~30대는 배제되고 40대 초반까지도 분양시장 접근이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제는 재고주택 시장 문턱(집값)과 함께 전셋값마저 크게 높아져 내 집 마련뿐 아니라 임차인 부담까지 늘었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5억7028만원에서 지난 6월 8억7189만원으로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전셋값은 3억8414억원에서 4억6224만원으로 20% 상승한 상황이다.
연이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도 집값과 전셋값 모두 잡히지 않자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패닉 바잉 현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전월 대비 2.5배 많은 1만1106건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6월 10월 추가규제가 예고된 후 6·17 대책이 나왔음에도 매수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매수자들은 5억~6억원도 비싸다고 했는데, 이제는 9억원을 넘겨도 오늘이 가장 쌀 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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