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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2%로 트럼프 대통령(42%)을 10% 포인트(p) 앞섰다. 2주 전 여론조사에서 양측의 격차가 11%p였던 것에 비해 다소 좁혀졌다.
그러나 격전지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다소 줄었다. 접전 양상을 보이는 12개 주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1%로 트럼프 대통령(46%)을 5%p 앞서고 있다. 지난달 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0%p였다. WSJ는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의 우위가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4년 전 대선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경합주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의식한 듯 보인다. 경합주 등에서 우위가 보이면 먼저 '승리 선언'을 해 선거판 분위기를 장악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에 따르면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핵심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는 물론 새로운 접전지로 떠오른 오하이오, 텍사스, 조지아, 아이오와에서 모두 이기거나 상당한 격차로 앞서야 한다. 이들 지역 모두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쳤던 지역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려면 이 지역 외에도 북부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가운데 한 곳 또는 두 곳에서 승리해야 한다. 문제는 이 지역이 선거 당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도 유효투표로 인정하기 때문에 최종 개표 결과 발표가 다른 주보다 늦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편투표보다 선거일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따라서 대선 당일 현장 투표가 먼저 개표되면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다가 우편투표 개표에 속도가 붙으면 격차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한 이후 펜실베이니아에서 최종 개표 결과가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렇게 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승리를 선언한 것과 별개로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과반을 점해 실제 당선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는 핵심 경합주로,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검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플로리다나 펜실베이니아 등 승패가 걸려 있는 핵심 경합주의 개표 결과 바이든이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경우 우편투표에 문제가 있다며 재검표를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우편 투표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렇게 될 경우 2000년 대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대결 당시처럼 12월이 돼서야 연방대법원 판결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
한편, 트럼프 재선 캠프의 제이슨 밀러 고문은 1일 A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선거일 밤 선거인단을 290명 이상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민주당이) 어떤 종류의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충분한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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