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에너지 효율은 4G보다 5G 기술이 훨씬 높다. 핀란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와 스페인 이동통신사 텔레포니카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트래픽 처리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볼 때 4G 대비 5G 기술의 에너지 효율이 최대 90%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5G 서비스가 보급될 경우 전체 데이터 트래픽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난다. 또한 팬데믹 사태로 일상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통신서비스 기술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 것만으로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 증가를 상쇄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17일 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 솔루션 전문기업 버티브(Vertiv)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가 상시 제공되는 필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을 포함한 내년 데이터센터 핵심동향을 발표했다.
5G 에너지 효율 문제가 대두되는 이유는 내년 많은 국가가 5G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고, 5G 선도국가는 서비스 커버리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5G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더 촘촘하게 구축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버티브는 "5G는 에너지 소모가 크게 늘어나므로 좀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4G보다 에너지 요구량이 3.5배 더 많을 것으로 예측돼, 이처럼 증가하는 에너지 소모를 보다 효율적인 제품과 기법을 통해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버티브가 지적한 5G 에너지 효율 문제는 데이터센터 업계 전반의 지속가능성 대응 역량의 일부분이다. 버티브는 데이터센터 산업이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 기후변화 대응 논의와 미국의 정치지형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한 규제요건이 강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버티브 측은 "하이퍼스케일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계속 늘어나 클라우드·코로케이션 사업자들은 에너지와 물 사용을 더 꼼꼼하게 따져야 하게 됐다"며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에너지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여야 비용을 절감하고 더 엄격해진 규정을 충족하며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기업에 대한 좋은 평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들은 이미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NHN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토스트클라우드센터(TCC)'는 작년 7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노력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에서 이산화탄소 저감상을 수상했다.
네이버가 강원도 춘천에 구축한 데이터센터 '각'은 친환경 자연냉각시스템을 갖춰 지난 2017년 11월 한국에너지공단 '대한민국 에너지챔피언 인증서 수여식'에서 에너지챔피언 기업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새로 구축될 국내외 데이터센터는 모두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에 기반한다는 점이 강조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와 SK E&S가 구성한 SK컨소시엄은 올해 9월 새만금청 산업투자형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오는 2029년까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인프라와 데이터센터 16개동을 구축하고 필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는 RE100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해외에선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해저 데이터센터 실증 실험 '프로젝트 나틱'을 완료했고 싱가포르 국영기업 케펠이 올해 상반기부터 에너지효율을 높인 해상 데이터센터 구축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