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의 근로자 60%가 하이브리드 근무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proxyclick 홈페이지]
싱가포르에서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SNS 링크트인의 조사에 의하면, 약 60%가 하이브리드 근무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들과 인게이지먼트(회사에 대한 공감・신뢰와 목적・목표달성을 위해 근로자 스스로 기여하고자 하는 의욕)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기업들이 도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근로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에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9월에는 기업도 조사대상에 포함시켰으며,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4개국에서 2269사가 조사에 참여했다.
싱가포르의 조사대상 중 81%가 ‘유연한 근무제도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근무형태는 ‘하이브리드 근무 희망’이 59%에 달했다. ‘재택근무만 희망’은 21%, ‘사무실 출근만 희망’은 20%에 각각 그쳤다.
재택근무제도에 대한 장점으로는 심신의 건강, 워크라이프 밸런스, 인간관계 향상 등을 꼽았다. 기업에 대한 조사에서는 근로자의 약 40%가 ‘유연근무제를 계속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는 신청을 사측에 이미 제안했다고 한다.
한편, 유연한 근무제도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의견도 근로자 사측 모두로부터 제기됐다. 근로자의 49%는 상사나 선배사원과 대면하는 기회가 줄어, “업무능력 성장의 기회가 상실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의 37%는 ‘팀 사기를 제고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인게이지먼트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면 의사소통 기회가 줄어, 고객과 기업 간 원만한 관계구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 다양한 근로자들의 요구
싱가포르의 구직자 중에는 채용면접 단계부터 하이브리드 근무체제를 요구하는 사람마저 나오고 있다. 링크트인 조사에는 기업의 56%가 그와 같은 신규 구직자를 만나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NNA가 만나본 한 근로자도 하이브리드 근무를 희망하고 있었다. 제약바이오 기업에 근무하는 제니퍼 리(35) 프로그램 매니저는 “(방역수칙 완화로 출근제한이 해제되면)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예전과 다르게,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가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무실이 효율이 더 좋은 업무도 있으나, 사생활과의 밸런스, 그리고 통근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도 재택근무하는 날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측이 도입해주기 희망하는 근무체제는 “주 4일 근무체제에, 주 2일 사무실 출근, 주 2일 재택근무”라고 했다.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근무체제를 도입할 조짐은 없다고 한다.
건축사무소에 근무하는 데이비드 파돗트(38)씨는 “사원 전체가 완전히 사무실에 출근할 수 있게 된다면, 나도 풀 타임으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회사 전체가 출근하게 되면,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으며, 일할 때와 쉴 때를 명확하게 구분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출근이 아니라면 완전 재택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도 상관없지만, 완전한 재택이 더 낫다는 의견이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무거운 컴퓨터 등 사무기기를 매번 옮겨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기 때문에, 출근과 재택을 주 마다 교대하는 형태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체제를 도입한다고 하면, 단순히 일수를 기준으로 하는게 아니라, 근로자들의 업무내용과 근무체제 변경에 따른 부담 증감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링크트인의 페온 안 아시아태평양부문 매니징 디렉터는 “노사 모두 유연한 근무체제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으나, 기업은 근로자들의 인게이지먼트, 능력개발, 케리어 패스 등도 염두에 두고 체제정비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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