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8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화상 통화로 한·중 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올해 수교 30주년을 축하하면서 앞으로 양국 관계가 성숙하고 건강하게,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화상 통화는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뤄진 소통이다.
양측은 정상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가 관계 발전에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대면·비대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략적 소통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호 정서 증진이 미래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초라는 점에도 공감했다. 수교 30주년과 '한·중 문화교류의 해'(2021~2022년)를 맞이해 이를 제고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또 한·중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발전위원회'가 향후 30년 발전 로드맵을 제안하는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와 함께 △원자재 등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 △환경문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여러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최근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외교부는 "두 장관은 한반도 안보 상황의 추가 악화를 방지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 아래, 그간의 성과와 원칙을 바탕으로 북한을 조속히 대화로 복귀시킬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양국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를 포함해 각 급에서 전략적 소통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북한은 전날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쏘아올렸다. 이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심 기술이 유사해 북한이 핵실험 및 ICMB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철회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두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세 등 글로벌 현안과 일본의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등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 등 지역·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정 장관은 "유엔헌장 원칙에 반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을 규탄한다"며 강한 어조를 띤 것으로 보인다.
그는 "무고한 인명 피해를 야기하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고, 우크라이나 주권·영토 보전, 독립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왕 국무위원은 유엔헌장의 원칙과 취지가 준수돼야 한다면서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도 존중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지지하며,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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