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신적 지주인 여왕이 9월 8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날 영국 왕실은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재위 기간은 70년 214일. 전 세계 재위 기간 중 루이 14세 프랑스 국왕(72년 110일) 이후 두 번째로 길다.
당시 플래티넘 주빌리 중에는 영화 패팅턴 베어에 나오는 곰과 함께 마멀레이드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중심이었던 잉글랜드 런던부터 종착지 근교인 스코틀랜드 에든버러까지 플래티넘 주빌리를 맞이한 여왕의 얼굴이 가득했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당시에는 영화 007의 제임스 본드 역 대니얼 크레이그의 호위를 받으며 본드걸 역할을 하기도 했다.
70년 넘게 해로한 필립공의 장례식 때는 코로나19 봉쇄 규정을 철저히 따랐다.
왕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뜻에서다. 여왕은 홀로 외로이 남편을 보내야 했다.
이처럼 여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영국 군주의 역할을 균형 있게 소화했다. 개인보다는 공적 역할을 앞세웠고, 근면·성실한 모습에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여왕은 건강 문제에도 지난 9월 6일 신임 총리를 임명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날 왕실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여왕의 건강이 우려스럽다'는 의료진의 판단을 먼저 공개했다.
이후 왕실 직계 가족들이 애버딘 공항을 통해 밸모럴성으로 향했다.
영국 BBC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여왕의 소식을 생중계로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즉각적으로 애도를 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 도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여왕의 가족과 영국 국민에게 향한다"며 애도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합중국) 대통령이 직접 말했듯이 미국과 영국의 관계는 점점 더 강해져 왔다"며 "(영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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