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현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과장
독일 함부르크에는 타다 업그레이드 버전이 있다. 폭스바겐그룹이 2016년 서비스형 이용 수단으로 시작한 모이아(MOIA)라는 전기차 기반 공유 택시다. '전기차'라는 친환경 요소에 '공유경제' 개념까지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국내 스타렉스만 한 크기인데 운전자를 제외하면 6명까지 탈 수 있다. 크기로 치면 작은 마을버스 같지만 고객 수요 기반으로 운행되는 점에서 택시로 분류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앱에 본인 위치와 도착지, 그리고 탑승 인원을 입력하면 3~5분 이내에 택시를 잡을 수 있다. 대개는 택시에 오르면 이미 다른 사람이 타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그들도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비슷한 목적지로 가는 승객들이다. 이 서비스는 공유경제처럼 한 가지 서비스를 여러 고객이 나누어 쓴다. 또한 30분이면 전체 배터리 사용량 중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편리함도 갖췄다는 게 모이아 측 설명이다.
모이아는 올 8월 기준 총 210대가 함부르크 시내와 외곽에서 운행되고 있다. 총 누적 이용자는 530만명이고 8월 한 달간 이용자도 약 16만명에 달한다. 함부르크 전체 인구가 18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약 10명 중 1명이 한 달에 한 번씩 이용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폭스바겐그룹은 '트란스폼(Transform) 2025+' 전략을 통해 2025년까지 디지털 모빌리티 서비스와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2025년까지 함부르크 전역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전기차 기반 공유 택시를 운행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도심 내 모빌리티 서비스를 친환경적으로 조성하고 이용자들이 도로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려는 것이다.
다시 신입사원 시절을 떠올려보면 퇴근 후 한잔하고 늦은 시간에 택시를 잡으려고 도로 주변을 서성이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대부분 택시 앱을 통한 호출에 실패했거나 직접 택시를 잡아보려는 사람들이었다. 나 역시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일종의 반복적인 택시대란이었다.
복합적인 이해관계와 관련 법령 등으로 인해 새로운 택시 서비스가 도입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단순히 소비자 편의만 고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친환경과 공유경제 개념이 합쳐진 함부르크의 명물 모이아는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