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시장 전체 위축…가격 상승기 지나쳤던 규제 정상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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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2-12-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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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가능성 일축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브리핑실에서 화물연대 파업, 부동산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내년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결국 금리 앞에 장사는 없다”며 당분간 침체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의 시발점이 됐던 안전운임제 연장안에 대해선 “민주당이 내놓은 법안처럼 일몰제를 단순히 3년 연장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집단운송거부로) 피해까지 겪은 상황에서 화물연대는 3년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주장할 염치는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의지 재확인…추가 대책엔 말 아껴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시기 측면에서 (부동산시장 침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이럴 때는 추락, 충돌하지 않도록 낙하산을 편다든지 매트를 깔아 경제의 지나친 충격, 불필요한 충격이 오는 것을 완화시키는 게 정부의 일”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기조로 부동산 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 규제를 푼다고 해서 거래가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원 장관은 악조건 속에서도 가격 상승기에 과도하게 도입된 규제를 푸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 장관은 “부동산 규제를 해제한다고 해서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가격 상승기의 지나쳤던 규제를 정상화할 수 있으며, 그 폭은 유연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서울과 과천·광명·성남·하남의 규제지역 추가 해제 여부 등 현재 결정되거나 임박한 규제 해제 방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원 장관은 “큰 흐름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락 움직임이 정지만 될 수 있어도 사이클이 빨리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보고 있다”면서 “가격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가격 흐름 속에서 나타난 여러 실수요자, 건설 공급의 문제 등 여건을 관리하는 금융, 거시, 실물당국이 각자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시장 전체가 위축돼 있는데 규제를 해제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거래 활성화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침체된 상황에서는 그동안 가격 상승기에 과하게 매겨진 규제를 풀 수 있는 여건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심리적 수요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금이든 남의 자금을 손쉽게 빌려오든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유동성 규모나 차입 여건이 많이 막혀 있다”면서 “큰 틀에서는 금리 앞에 장사 없고, 유동성 축소는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시기 자체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그는 “과거를 보면 하강기 사이클은 8년 전후의 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양책을 쓴다는 것은 맞지도 않고 효과도 없을 것”이라며 “정책 초점은 가격 자체에 맞추지 않고 실수요자 피해를 막고, 건설 공급이 주기를 예측할 수 있도록 여건을 관리하는 데 맞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혔던 서울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청약 부진에 대해선 “신혼부부, 청년, 무주택자 등이 청약할 때 평형이나 조건이 여건과 맞지 않는 면들이 있다”면서 “주거 품질, 금융 지원 등의 문제로 청약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부분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에 무관용 원칙…법적 책임·손배 취하는 “없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와 관련해 무법지대 또는 거의 일방적인 무정부 상태로 몰고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확립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라며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한 위법사항과 폭력, 선동, 강요 및 협박한 부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에 대해서도 “업무 복귀를 했다고 하더라고 면책을 하거나 취소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게 아니다”라며 “손해배상이 취하 가능하다고 해서 (취하 등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그는 올해 아쉬웠던 점으로 화물연대 사태를 꼽았다. 원 장관은 “올해 6월과 11월에 정부의 화물연대에 대한 대처가 달랐는데 제대로 된 협의를 통해서 제도개선이 이뤄졌으면 이번과 같은 사태가 없었을 것”이라며 “1년에 2번씩이나 집단운송거부 사태가 나타나게 했던 것에 대해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늦었지만 재발방지를 하기 위한 제대로 된 개선을 해야겠다고 반성하면서 새로운 다짐도 해본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와 동조파업에 들어갔던 건설노조에 대해 “노조의 정당한 권리는 국가가 보호하고 보장하겠지만 건설노조 상당수가 보여준 행태는 산업 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약탈적이고 폭력적 현상”이라며 “분리 제거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차 안전운임제에 대해선 재검토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의 파업 철회에도, 올해 말로 종료되는 안전운임제를 단순히 연장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장 이달 말로 다가온 안전운임제 일몰제는 협의체 논의가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운임제는 오는 2022년 12월 31일 이전에 연장하지 않으면 자동폐지된다.
 
원 장관은 “일부러 시간을 끌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안전운임제 논의가 해를 넘겨도) 법이 정해지면 얼마든지 소급시킬 수 있고,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원 장관은 “1인 다수 지입 등 거래 구조를 바꾸는 부분이 최소한 개선안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화물연대가 파업으로 국민에게 큰 고통과 국가 경제에 손실을 끼친 마당에 (정부가) 안전운임제를 원위치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정부는 정부와 화주, 운송사, 화물차주 등 이해관계자 간 협의체를 구성, 합당한 운임 구조와 중간단계가 비대한 물류산업 구조를 고칠 방안을 담아 안전운임제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원 장관은 “(안전운임제는) 연내에 논의를 끝내면 좋겠지만 연초까지 가더라도 제대로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통과시킨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법안에 대해선 “단순 연장안 통과 이후 국회 논의가 동력을 상실하면 3년 뒤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면서 “그냥 넘어가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단시간 내로 국회 내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협의체에서 개선안을 만들고, 이후 국회에서 개선안을 통과시키자는 것”이라며 “법이 정해지면 얼마든지 소급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지금은 어떤 공사 현장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국 몇백 군데에서 공사하는 법인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묻는다”면서 “규모가 크면 클수록 걸릴 수밖에 없어 안전책임 CEO 등을 따로 두는 편법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치소 대비용으로 법적 책임을 지는 대표를 따로 만드는 건 기형”이라며 “사업 단위, 공사현장 단위로 책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불거진 이른바 ‘빌라왕’ 사망 관련 피해자 구제책을 곧 내놓을 방침도 밝혔다.
 
원 장관은 “세입자들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해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보증금 반환을 받는데 해지할 상대방이 사라져서 민원이 오고 있다”면서 “가족이 상속을 받든지 상속을 포기하면 법원에서 상속에 해당하는 법적인 주체를 지정할 때까지 지난 9월 출범시킨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집중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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