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들의 리테일 채권 판매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부각된 시장에 채권과 같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고객 수요와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풀이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객이탈 방지를 위한 수단으로 채권 판매에 집중한 결과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14조7000억원 규모로 리테일 채권을 판매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10월까지 6조6000억원(원화채권 기준)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대비 약 2배 수준이다. KB증권은 지난달말까지 15조원 규모의 리테일 채권을 판매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판매액(9조5000억원)보다 57.89%(5조5000억원) 가량을 더 많이 판매한 셈이다.
이처럼 리테일 채권 판매가 늘어난 요인은 채권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초 1.25%에서 지난달 24일 3.25%로 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중최고 4.5%, 회사채(AA-등급)는 연중최고 5.7%까지 올랐다. 최근 자금시장이 안정화되면서 국고채 3년물은 3% 후반대, 회사채 금리는 5% 초반대를 기록 중이다.
또한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은 모바일트레이팅시스템(MTS) 활용도가 커진 영향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MTS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채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투자증권 고객은 MTS를 통해 일반 장외채권, 미국채, 브라질국채, 단기사채, 조건부자본증권 등을 매매할 수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에도 온라인 채권 판매액이 약 2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채권 매매시스템을 구축하고 채권 소액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증권사 중 최초로 2018년 국채를 1000원으로 매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후 공사채, 회사채(A등급 이상) 등을 비대면으로 1000원 단위로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미국 국채 및 회사채 등 해외채권 역시 신용등급에 따라 최소 100달러에서 2만달러 단위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접근성을 개선시켰다.
증권사 입장에서 리테일 채권 판매는 수익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타 사업보다 리테일 채권 판매로 얻는 수수료 수익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대신 채권 판매를 통해 고객이탈 방지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투자업계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 악화로 인해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편”이라며 “고객이 한 번 이탈할 경우 연쇄적으로 리테일 부문 실적에 악영향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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