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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말레이시아일본인상공회의소(JACTIM)와 일본무역진흥기구(제트로) 쿠알라룸푸르 사무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2023년도 일본계 기업 설문조사’에 관한 기자회견이 6일 화상으로 개최됐다. 응답기업의 약 70%가 현재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종업원의 임금상승을 꼽았으며, 물가 상승, 환율 변화, 전기요금 상승 등 비용상승을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1월 20일~2월 27일 기간 JACTIM에 가입된 일본계 기업 556사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198사가 조사에 응했다(응답률 35.6%).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125사(전체의 58.4%), 비제조업이 73사(41.6%).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72%, 지역별로는 수도권(쿠알라룸푸르와 슬랑오르주)에 소재하는 기업이 69.3%를 차지했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업황판단지수(‘좋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에서 ‘나쁘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을 뺀 것)는 2022년 하반기가 -8.1포인트로, 상반기보다 17.5포인트 악화됐다. 직전조사의 예측치(+20.5포인트)와는 큰 괴리가 발생, 1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나쁘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주로 노동력 부족 및 말레이시아 정부의 빈번한 각종 규정변경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상반기는 -15.2포인트로 추가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생산・가동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비제조업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 수준과 동등 내지는 그 이상’이라는 응답이 76.5%로, 2022년의 직전 조사의 50.6%에서 크게 증가해 회복 조짐이 강하게 나타났다.
한편 제조업은 ‘생산상황이 코로나 이전 수준 이상’이라는 응답이 22.5%로, 직전 조사의 35.8%보다 하락했다. 코로나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한 기업이 여전히 41.4%에 달하고 있다.
■ ‘임금 상승’이 최대 과제
‘경영에 있어 당면한 과제’(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종업원의 임금 상승’을 꼽은 기업이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해 5월 법정최저임금을 전국적으로 월 1500링깃(약 4만 4800엔)으로 규정, 기존 대비 25~36% 인상했다.
이에 따라 임금을 인상한 제조업체는 82.8%에 달했다. 이 중 64.9%는 종업원 임금이 이미 최저임금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인상했다. 금전면에서 상대적인 인센티브 저하를 막기 위해 임금을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 ‘환율 변화’ 등도 과제로 꼽았다. 연초에 실시된 말레이반도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전기요금 상승’을 꼽은 기업도 있었다.
오노자와 마이(小野沢麻衣) 제트로 쿠알라룸푸르 사무소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 수습에 따라 기업이 비지니스를 본격화하려는 단계에 있는 현재, 전기요금 및 노동정책 등 말레이시아 정부에 건의해야 할 사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현재 중소득 국가에서 고소득 국가로의 기로에 있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디지털화, 친환경 정책 등 말레이시아의 상황에 맞는 사업내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호소카와 준지(細川純治) JACTIM 선출이사는 “말레이시아는 싼 노동력과 에너지 비용, 우수한 영어능력, 안정된 정치가 강점이었으나, 인건비 및 에너지 비용 상승을 체감하고 있으며, 제조업 경영이라는 측면에서는 소재 조달 비용 상승도 새로운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에서 제조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JACTIM을 통해 다른 기업과 함께 현안 과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 탈탄소, 제조업 40% 이상이 이미 시행
탈탄소화와 관련해서는 제조업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44%에 달했다. ‘아직 시행하지는 않았으나 조만간 시행할 것’(35.3%)이라는 응답까지 합치면 약 80%가 탈탄소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탄소화를 시행하는 이유로는 전체의 55.1%가 ‘본사의 지시, 권고’를 꼽았으며, ‘거래처의 지시, 요청’이 15.8%로 그 뒤를 이었다. 유럽, 미국 등의 거래처의 지시, 요망에 따라 시행하고 있다는 기업도 있었다.
사와무라 고로(澤村剛朗) JACTIM 회장은 “JACTIM은 통상산업부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의 각 부처와 많은 논의를 하고 있으며, 대화가 진전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번 조사결과를 향후 정부와의 대화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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