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바뀐 게이밍 PC 시장···韓 공략 외산 브랜드에 삼성·LG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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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07-1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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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 PC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해외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거치고, 한국에 대한 공략을 가속하며 국내 기업과 전세가 역전됐다. 국내에서마저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입지가 축소된 가운데 이른바 ‘외산 무덤’이라 불렸던 한국 시장에서 향후 해외 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국내 게이밍 PC 시장에서는 외산 브랜드가 상위권을 점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1분기 기준 HP가 17.98%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이수스(ASUS) 13.3%, 레노버 5.13%, MSI 4.06% 등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국내 기업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10위권 안에는 3.08%로 5위를 나타낸 LG전자를 비롯해 8위인 한성(0.50%), 공동 9위인 삼성전자(0.10%) 등이 포함됐다. 이들의 점유율을 다 합쳐도 단 3.68%가량으로 1위인 HP에 견줘 5분의 1 수준이다.
 
해외 기업의 입지가 변화한 원인에는 코로나19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PC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고, 비교적 하이엔드 제품군인 게이밍의 경우 소비자의 전문성이 보다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단순 브랜드만 보기보다는 성능이나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해 게이밍 PC를 구매하는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과거 한국 PC 시장이 외산 무덤이라고 불렸던 이유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서였다. 다만 최근 들어 해외 게이밍 PC를 선호하는 수요가 급증하며 자연스레 국내 기업의 입지도 함께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9년 2분기만 해도 점유율 10.1%로 에이수스(10.2%)와 단 0.1%P 차이로 1위 자리를 다투기도 했다. 또 LG전자는 같은 해 3분기 10.7% 점유율로 국내 게이밍 PC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점유율이 오르락 내리락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흐름은 크게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9년 2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점유율이 10%P 떨어져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외산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20년부터다. 당초 에이수스가 2020년 초부터 1위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HP가 1위를 탈환하며 저력을 나타내고 있다. HP는 작년 1분기 처음 1위를 한 후 2분기를 제외하고, 계속 선두를 차지했다.
 
또 2019년 4분기부터는 국내 게이밍 PC 시장에서 단 한 번도 국내 기업이 1위를 탈환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각각 2016년과 2018년부터 오디세이, 울트라기어라는 게이밍 전문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정작 국내 게이밍 PC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 시장이 이른바 ‘화이트박스(조립PC)’ 수요가 이례적으로 큰 점도 외산 브랜드 진입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만큼 기본적으로 다른 국가 대비 소비자의 전문성이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외산 기업들의 수리 등 서비스가 개선된 점도 수요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PC 브랜드를 보기보다는 이제 성능이나 가격을 핵심 구매 요인으로 보는 등 소비 트렌드가 바뀐 것 같다”며 “이제 외산 브랜드가 끼어들 틈이 생겼으니 해외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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