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연말을 맞아 다음 달에 6만가구 공급에 나서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주의보’가 청약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청약 불패’로 통하는 서울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최근 떨어지고 있는 데다 높은 분양가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등 청약 시장에도 냉기가 감돌고 있어서다.
2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2월에는 전국 66개 단지에서 5만943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일반 분양 물량은 4만6272가구다. 이는 올해 월간 최대인 11월(2만5445가구)보다 81.9% 증가한 규모다.
연말 밀어내기 등으로 공급 물량은 크게 늘었지만 이를 받아낼 수요가 관건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자금 부담이 가중된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고되면서 청약 시장 기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청약 수요가 감소하면서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하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10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는 1순위 경쟁률이 16.9대 1에 그쳤고 18개 타입 중 3개 타입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지난 8월 인근에서 분양한 '래미안라그란데'가 경쟁률 79.1대 1로 전 타입 1순위에서 마감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는 지난 7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68가구 모집에 55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8대 1에 그쳐 상대적으로 저조한 흥행 성적을 보였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더샵 강동센트럴시티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무순위 청약에 나섰고 서울 성북구 보문동 보문 센트럴 아이파크도 무순위 청약에 들어갔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는 지난 9월 1순위 청약에서 경쟁률 14대 1을 기록했지만 일부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현재는 선착순 분양 중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고분양가 논란 등이 겹치면서 청약 수요가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215만5200원으로, 전달(3200만100원) 대비 0.48%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6% 오른 것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최근 분양가가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형성되고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까지 나타나면서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고금리 등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지금과 같은 청약 시장 '옥석 가리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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