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필드야, 스크린이야" 中텐진 골프존 시티골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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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4-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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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드+스크린 결합 '하이브리드 골프장'

  • 드라이버,아이언샷은 스크린에서

  • 어프로치, 퍼팅샷은 실제 그린 위에서

  • 베이징,상하이 등 5개 도시로 확장 계획

  • 내년 TGL 리그 출범후 '블루오션' 기대감

[영상 촬영=배인선 기자]
 

스크린 골프에서 피칭웨지로 50야드를 날려 그린 엣지에 골프공을 안착시키자 화면에 "쇼트게임 구역 진입에 성공했습니다"는 자막이 뜬다. 몇초 후 스크린 장막이 서서히 올라가면서 푸른 인조잔디와 나무, 흰 깃발, 흰 벙커와 연못까지, 방금 전 스크린 골프 화면에서 본 이미지가 그대로 눈앞에 펼쳐진다.

기자는 지난달 27일 중국 톈진 메이장 컨벤션 센터 3층에 마련된 '골프존 시티골프'를 직접 체험해봤다. 지난 1일 개장한 시티골프는 골프 시뮬레이터(일명 스크린골프)에 필드 그린을 결합해 개발한 도심형 프리미엄 회원제 골프장이다. 티샷부터 아이언샷까지 스크린골프로 진행되고, 그린 주변 쇼트게임부터는 스크린이 열리면서 실제 골프장 환경에서 경기가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사진배인선 기자
골프존 시티골프에서는 캐디와 카트도 선택할 수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1만6500㎡(약 5000평)가 넘는 넓은 실내 공간에 18홀 규모로 각각 18개 스크린과 그린이 설치됐다. 그린은 18홀마다 각기 다르게 디자인했다. 각자 자기 골프공을 가져와서 치고, 필요하면 캐디와 카트도 선택할 수 있다. 스크린 골프지만, 실제 골프장 18개홀에서 라운드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이유다.  기자가 실제로 카트 없이 한 라운드를 돌고 나니 걸음 수만 7000보가 넘었다. 
 
사진배인선 기자
1만6500㎡가 넘는 넓은 실내 공간에 18홀 규모로 각각 18개 스크린과 그린이 설치됐다. [사진=배인선 기자]

사실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샷까지는 다른 일반 실내 스크린 골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제 골프장처럼 비록 인조잔디지만 그린 위에서 직접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 기존 스크린골프 퍼팅에서 거리감과 라이를 측정할 수 없는 등 현장감을 느낄 수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

공이 그린 근처에까지 오면 매 홀마다 스크린이 열리면서 그린 구역으로 진입할 수 있다. 천장 조명이 레이저로 플레이어 볼 위치를 그린 위에 각각 빨강·초록· 파랑·보라색으로 표시하면, 플레이어는 해당 색깔 위치에 볼을 갖다 놓고 치면 된다.

실제 필드에서처럼 홀컵까지 거리를 발걸음으로 재고, 허리를 숙여 그린의 라이도 확인해야 한다. 인조 잔디이고 그린이 좁다 보니 실제 필드보다 그린 속도가 엄청 빠르게 느껴졌다. 약간의 내리막 경사에서도 공이 마치 물 흐르듯 주르륵 굴렀다. 그린엣지도 역결 잔디에 걸리면 뒷땅이 나기 쉽고, 벙커는 모래 깊이가 좀 얕아서 약간만 찍어쳐도 바닥이 나왔다.
 
사진배인선 기자
골프존 시티골프에는 각 홀마다 인조잔디, 모래 벙커, 연못 등을 조성해 놓아 실제 필드에서처럼 쇼트게임을 즐길 수 있다. . [사진=배인선 기자]

보통 스크린 골프에서 거리만 머릿속으로 잘 계산해 퍼터로 공을 쑥쑥 집어넣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골프를 시작한지 이제 2년이 된 초보 골퍼인지라 기자는 이곳 시티골프에서 쇼트게임이 실제 골프장에서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실제로 골프존은 지난 13일부터 사흘 동안 텐진 시티골프에서 2024 골프존 차이나 오픈 대회도 열었는데, 당시 대회 선발전을 거쳐 올라온 87명의 프로, 아마추어 골퍼조차도 그린에서 플레이를 어려워했다고 한다.
 
사진배인선 기자
골프존 시티골프에서 한 골퍼가 스크린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시티골프는 골프존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사업이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프리미엄 골프장을 만드는 게 목표다. 중국을 거점 삼아 향후 전 세계 유명 거점 도시 진출과 시티골프를 활용한 대회 개최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즈옌쿤 골프존차이나 화베이 지역 부총감은 “전 세계 최초로 골프 필드에 스크린 골프를 적용한 시티골프를 선보인 것”이라며 “올해 안으로 중국 랴오닝성 선양과 다롄, 광둥성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에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아라비아 등과 같은 해외 투자자들도 시티골프에 관심을 갖고 시찰하러 온다”며 “K-스타일의 프리미엄 골프시티 코스를 글로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프존 차이나 디지털전략을 맡고 있는 허우 박사는 “특히 중국에서 시티골프 전망은 매우 밝다”고 확신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십여년간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신규 골프장 건설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시티골프는 기존의 골프장과 달리 짓는데 비용과 시간도 적게 들고 친환경 도심형 골프장이라는 게 최대 장점이다. 퇴근 후에도 실제 필드 라운드를 하는 듯 골프를 즐길 수 있어 도시민의 늘어나는 골프 수요를 충족해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그는 설명햇다.

허우 박사는 “특히 내년 초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가 중심이 된 ‘TGL(Tomorrow Golf League)’이 출범을 앞두면서 향후 시티골프 인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며 "시티골프가 골프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TGL은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맥길로이가 공동창립한 기술 벤처회사 ‘투머로우 스포츠’에서 만든 스크린골프 리그다. 골프존의 시티골프처럼 티샷과 50야드 이상의 어프로치 샷은 시뮬레이터 안에서 하고, 퍼트는 실제 그린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그린 존에서 하는 방식이다. 내년 1월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소파이 센터에서 열리게 된다. 원래는 올해 1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경기장 지붕 붕괴 사고로 1년 미뤄졌다.
 
톈진 메이장 컨벤션센터에 위치한 골프존 시티골프 입구 사진배인선 기자
톈진 메이장 컨벤션센터에 위치한 골프존 시티골프 입구 [사진=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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