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을 작성해 배포한 사람은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데 그린피 가격을 인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스트 상 골프장은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에 퍼져있다. 기자가 확인 결과 대다수 골프장이 잔디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중 몇몇 골프장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손쉽게 볼 수 있다. 한 골퍼가 찍은 페어웨이에는 잔디가 없고 모래만이 가득했다. 골프장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어색할 정도다.
이상 기온도 관리에 문제가 생긴 이유 중 하나다. 지난 8월 한 달간 단 이틀(21·27일)을 빼놓고 모두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았다. 열대야 일수는 1973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11.3일)였다.
불볕더위는 잔디가 타는 마름 현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한지형 잔디인 켄터키 블루 그래스 골프장은 문제가 많았다. 이 잔디는 여름철 2~3개월 관리가 어렵다. 관리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다른 골프장 관계자는 "이상 기온으로 해당 잔디를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는 골프대회 개최지에도 영향을 줬다. 인천 클럽72는 모든 홀에 선풍기를 가동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살포했다. 파주 서원힐스는 국제 대회를 위해 초종을 바꾸는 등 관리에 몰두했지만, 프리퍼드 라이를 막을 수 없었다. 다른 국제 대회를 앞둔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는 종이 다르지만, 문제는 매한가지다.
최근 다이헤이요 클럽 고텐바에서는 남자 아마추어 대회가 열렸다. 완벽한 상태로 극찬을 받았다. 한준 사장은 "365일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고 내장객을 조절한다. 그래야 칫솔 같은 잔디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수익을 내면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골프장의 운영 고민이 늘어야 하는 순간이다. 수익에 치중하고 상태를 무시한다면 골프장은 골프장으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한다.
포천의 몽베르 컨트리클럽은 잔디를 파종에서 중지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조건진 대표는 "미관이 개선됐고, 관리가 편해졌다. 고객 만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