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중국에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중국 증시 내 반도체 지수가 급등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증시 CSI 반도체 지수는 장중 6% 넘게 급등하며 2021년 12월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SI 집적회로 지수도 5% 올랐다.
중국 업체 중 TSMC 대안으로 평가받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중신궈지(SMIC) 주가는 이날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에서 각각 4.67%, 3.15% 뛰었다.
로이터는 전문가를 인용해 “(TSMC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기적으로 AI(인공지능) 가속기 및 그래픽 처리 장치용 칩 설계를 담당하는 중국 기업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지만 대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중국 반도체 제조 부문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사 신다증권도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해지고, 중국 내 첨단 공정 생산 능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장비 및 소재 분야의 기술적 혁신이 촉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 TSMC는 전체 매출의 11%를 중국 시장에서 올렸다.
다만 SMIC는 미국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 구매가 어려워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TSMC의 대안으로 평가받는 중국 기업들은 아직 이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한편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TSMC가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글로벌타임스는 마지화 통신산업 분석가를 인용해 “TSMC가 미국의 압박에 저항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협상의 여지를 남기기 위한 방법을 찾을 것”이라면서 “다른 많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처럼 중국 본토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칩 수출 제한이 완전히 시행되더라도 중국의 AI 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의 계속된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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