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경상수지나 통화 불균형도 관세 부과 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마이클 비먼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19일(이하 현지시간)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미 경제협력 세미나’에서 “(트럼프 2기에서) 누가 벌금(관세)을 물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며 이는 기본적으로 동맹국과의 건설적인 무역 관계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먼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은 인사다.
비먼은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무역 불균형뿐 아니라 경상수지의 대규모 불균형, 통화 문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 불균형이 거시경제 불균형의 일부라는 견해에 동의하는 경제학자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래서 그 부분(통화 불균형)도 매우 날카롭게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1월 초 또는 1월 중순에 들어설 정책 입안자들이 이 모든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매우 역동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재무부는 14일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교역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 정책을 반기별로 평가한다. 대미 무역흑자 150억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 8개월 이상 GDP 2% 이상의 달러 순매수 등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 모두 해당하면 환율조작국으로 판단한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전년도의 38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늘었다. 또 올해 6월 말 기준 연간 경상수지 흑자도 국내총생산(GDP)의 3.7%를 기록해 미 재무부의 평가 기준인 3% 이상이었다.
관찰대상국은 환율조작국과 달리 직접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다만 무역수지 개선을 목표로 삼은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찰대상국에 경제적 압박을 높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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